집에 불이 났을 경우 화장실로 대피하라?

집에 불이 났을 경우 화장실로 대피하라?

2018.02.23. 오전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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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10층 건물을 집어사킨 의정부 화재.

주민들은 시커먼 연기 속에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립니다. 사상자는 130명에 달했습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21만 4000여 건의 화재 중 약 20%가 일반 주택 화재이며 화재로 인한 전체 사망자 중 50% 이상이 주택 화재에서 발생했다고 합니다.

화염과 유독가스로 인해 출구나 대피 공간을 찾지 못하는 경우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상태라면 진압보다는 안전한 대피공간으로 피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는데요.

불이야, 불. 어서 화장실로 대피하자. 출구를 찾아야지. 왜 갑자기 화장실로 가자는 거야.

화재로 출구를 찾을 수 없거나 출구가 막혀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재빨리 화장실로 대피하라.

바로 화장실 문에 여러분의 생명을 보호해 줄 기술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에 물을 계속 흘려주면 수막을 형성해 화장실 문이 타지 않고 문의 틈새를 막아 유독가스 침입을 차단하는 원리인데요.

화장실을 가장한 대피공간에서 직접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화장실 문을 기준으로 안쪽에는 실험용 쥐를 둔 채 반대편에는 화재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5분 후 과연 내부 상황은 어떻게 됐을까요?

엄청난 화염에도 문은 이상이 없어 보이고요. 실험에 참여한 쥐 역시 모두 건강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원리는 간단한 실험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맨 종이컵에 불을 붙이면 금세 불에 타고 말지만 물이든 종이컵을 태우면 물이 증발하면서 물을 빼앗기 때문에 물이 남아 있는 한 불이 활활 타오르지 못합니다.

또한 공기는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평상시 냄새를 빼는 화장실의 배기 시설을 화재 시 급기가 되도록 전환해 실내 공기를 공급하면 화장실 내부의 압력이 높아져 유독가스의 유입을 차단할 수 있죠.

주거 공간에서 화장실은 모두에게 익숙한 공간입니다. 화장실을 화재 대피공간으로 사용한다면 별도의 설치도, 유지관리도 따로 필요하지 않고요.

또한 화장실의 벽과 바닥은 불에 타지 않는 소재인 경우가 많아 화재 대피로써 적절한 공간이라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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