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따라 식단도 극과 극...선수들이 먹는 음식은?

종목따라 식단도 극과 극...선수들이 먹는 음식은?

2018.02.05. 오후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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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리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음식에 담긴 재밌는 과학 이야기 듣는 시간입니다. '푸드 톡톡' 오늘도 스튜디오에 이혜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번 주 아주 중요한 이벤트가 있어요, 바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드디어 이번 주 금요일 개막하는데요.

오늘 '푸드 톡톡'에서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 준비하셨다고요?

[기자]
네, 운동 능력을 높이는 데 있어서 음식의 역할은 참 중요하죠.

그래서 오늘은 동계 스포츠 선수들의 식습관과 식단 등에 관해 폭넓게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저는 여전히 '동계 스포츠' 하면 김연아 선수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현역 시절 인터뷰에서 혹독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선수들은 대부분 이렇게 엄격한 식단 조절을 하지 않나요?

[기자]
대부분 그렇긴 한데요. 종목별로 확연히 다른 양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살을 찌워야만 하는' 종목과 '빼야만 하는' 종목이 확실히 나뉘는 건데요.

[앵커]
아 그래요? 그러면 김연아 선수의 인터뷰 내용을 생각해 봤을 때, 피겨는 살을 빼야 하는 종목이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점프 동작이나 연기, 미학적인 요소가 중요한 피겨의 경우에는 1kg의 체중 증가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선수들에게 야식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하루 한 끼는 과일과 샐러드를 먹도록 하는 등 전반적으로 저열량 식단이 제공됩니다.

[앵커]
운동량이 많은데 이렇게 많이 먹지도 못한다면 정말 괴롭겠어요.

[기자]
그래서 피겨 선수들에게는 슬픈 직업병이 나타나곤 하는데요, 바로 거식증과 같은 식이장애입니다.

[앵커]
그 누구보다 튼튼한 체력을 갖고 있어야 할 선수들에 거식증을 앓고 있다니…, 놀랍기도 한데요. 실제로 이런 선수가 많았나요?

[기자]
네,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요.

화려한 주니어 시절 성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일본의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스즈키 아키코 선수의 경우 10대 때 코치로부터 몸무게를 1㎏ 정도만 감량하면 점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고 해요.

본격적인 체중감량에 돌입한 아키코 선수는 두 달 만에 16kg을 뺏고 160cm에 32kg이 돼 거식증 진단을 받게 됐습니다.

그래서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려야만 했고, 거식증 치료 이후 1년 만에 정상 몸무게와 기량을 찾아 성공적으로 복귀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거식증을 잘 극복했다니 참 다행입니다.

[기자]
네, 하지만 거식증으로 빙판을 영원히 떠나게 된 선수도 있습니다.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여자 단체전 러시아에 금메달을 안긴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선수인데요.

[앵커]
아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 본 기억이 납니다.

[기자]
이 선수가 지난해 조기 은퇴를 발표했어요. 당시 선수로서 한창인 19세였는데, 거식증이 발목을 잡으면서 결국, 선수 생활을 포기하게 된 겁니다.

여자 선수뿐만 아니라 남자 피겨 선수들에게도 이런 식이 장애는 드문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식이 장애가 심리적인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보니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는 건데요. 그만큼 선수 생활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겠죠.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피겨 선수들, 운동도 좋지만 우선 건강한 마음가짐도 함께 챙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맞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살을 찌워야 하는 종목은 어떤 건가요?

[기자]
바로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와 같은 썰매 종목입니다.

[앵커]
이 썰매 종목 선수들은 왜 살을 찌워야만 하는 거죠? 힘을 내야 해서 그런 건가요?

[기자]
썰매 종목의 경우 경사진 트랙을 아주 빠르게 내려오게 되죠,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가속도가 잘 붙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무거운 사람이 유리하겠죠.

또 초반 스타트도 매우 중요한데요. 초반에 강한 힘으로 썰매를 밀고 나가거나 달려나가려면 역시나 체중의 힘이 필요합니다.

[앵커]
아 그렇네요. 그럼 이 선수들은 힘도 중요하지만 살 찌우는 게 중요하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 썰매 종목의 선수들은 경쟁적으로 살을 찌우는데요.

그래서 오히려 무게 제한을 둡니다. 봅슬레이를 예로 들자면 선수와 썰매를 합친 무게가 남자 2인승의 경우 390㎏, 남자 4인승 630㎏, 여자 2인승 350㎏ 이하이여야만 합니다.

반면에 썰매 무게는 어때야 할까요? 선수들이 밀어야 하니까 가벼워야 하겠죠, 그래서 대부분 팀에서 많은 팀이 썰매는 경량화하고 규정 범위 이내서 선수들의 몸무게를 늘리는 방식을 택합니다.

[앵커]
그래서 그런지 썰매 종목 선수들은 근육도 많고 체격이 참 좋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스켈레톤의 유망주, 윤성빈 선수의 경우도 그렇고요.

[기자]
특히 윤성빈 선수 하체가 참 튼튼한데요. 허벅지 둘레가 무려 63cm에 달한다고 합니다. 인치로 환산해 보니 24인치가 조금 넘더라고요.

[앵커]
그 정도면 아주 날씬한 여성의 허리둘레로 볼 수 있겠네요. 정말 대단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허벅지 근육을 바탕으로 엄청난 초반 스피드를 자랑하고요.

또 체계적인 식단 관리로 몸무게도 75㎏였던 체중이 87㎏까지 늘리는 데 성공하면서 성적도 더욱 향상될 수 있었습니다. 1년 동안 하루에 8끼를 먹었다고 합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살을 찌우는 것도 어떻게 보면 빼는 것만큼이나 괴로울 수 있어요.

아무리 그래도 피자나 치킨 같이 소위 우리가 먹는 그런 고칼로리 음식을 먹진 않았겠죠?

[기자]
제가 봅슬레이 선수들의 식단을 맡았던 영양사와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정말 살을 찌워야 한다고 하면 치킨과 같은 야식 단골 음식도 먹기도 했다고 해요.

그런데 본격적으로 몸 관리에 들어가면서 채소류도 골고루 섭취하도록 했고요.

야식을 먹더라도 단백질과 탄수화물 위주 예를 들면 닭가슴살이라든지 떡이나 빵 등을 먹었다고 합니다. 여기엔 다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요.

전담 영양사의 이야기 잠시 들어보시죠.

[현대진 / 스포츠 영양사 : 선수들이 저녁 식사를 보통 7시나 6시쯤 해요. 그런데 아침 식사를 6시나 7시쯤 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공복 시간이 12시간 정도가 있어요. 이 12시간 동안 선수들은 회복을 해줘야 하는데 그래서 9시쯤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을 섭취하도록 지원해줬죠. 지방이 없는 식품을 제공했는데요. 닭가슴살이라든지 빵이라든지 베이글, 떡이라든지…. 나트륨을 제한하면 결국 운동수행 능력이 떨어져요. 그런데 선수들의 경우에는 몸을 예쁘게, 멋있게 보여주는 게 목적이 아니라 운동수행 능력을 키우는 것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나트륨 섭취를 제한하는 게 아니라 적정량의 나트륨을 섭취하게 함으로써 운동수행 능력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거든요.]

[앵커]
나트륨은 의외네요. 다이어트 할 때는 '나트륨이 적이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하잖아요.

[기자]
네, 보디빌더와 같이 시각적으로 매끄럽고 보기 좋은 근육을 만들 때는 나트륨을 섭취를 제한해야 하지만 운동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나트륨을 반드시 먹어야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선수들이 먹던 음식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음식이라고 할까요? 추천 음식, 이런 게 있을까요?

[기자]
우선 채소는 '비트'를 추천했는데요.

[앵커]
비트라고 하면, 빨간 무 같은 채소 맞죠?

[기자]
맞습니다. 여러 채소 가운데서도 비트는 선수의 운동 능력을 높이는 데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비트에 들어있는 성분이 혈류량을 증가시켜서 몸에 에너지가 돌게 하고, 근력 향상에도 효과가 좋아서 선수들은 비트를 주스 형태로 갈아 마신다고 하네요.

[앵커]
비트, 저는 피클처럼 절여서만 먹어봐서 비트 자체의 맛은 잘 모르겠어요. 이걸 어떻게 해서 먹으면 좋을까요? 약간 쓴가요?

[기자]
아니요. 비트 많이 달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단맛이 있어서 그대로 먹어도 무리는 없는데 주스 형태로 갈아 마시는 얘기를 해보자면 사과나 바나나처럼 당도가 높은 과일을 함께 섞어서 갈아 마시면 먹기에도 좀 수월한 경우가 있어서 그렇게 먹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네 먹으면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하니깐 저도 운동할 때 마셔봐야겠네요.

오늘은 우리는 경기 위주로만 보지 선수들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는 알지 못했는데 오늘 이야기를 들으니 재미있네요.

더불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의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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