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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날짜는 19년 마다 반복된다? '메톤 주기'의 비밀
추석 날짜는 19년 마다 반복된다? '메톤 주기'의 비밀
Posted : 2017-10-04 09:00

추석과 설날, 그리고 석가탄신일은 대한민국이 태음태양력(태양과 달을 모두 따지는 역법, 현재 통칭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법정 공휴일이다.

당연히 태양력을 기준으로 음력 날을 따지면 매년 날짜가 달라진다. 올해 추석은 10월 4일이고, 지난해는 9월 15일이 추석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먼 과거에 인류가 달의 모양으로 날짜를 따지는 '태음력'으로 역법을 따지기 시작했던 건 당연한 행동이었다. 태양은 매일 같은 모양이지만 달은 매일 조금씩 위상(모양)이 바뀌어 맨눈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다의 조수 간만 주기가 달의 운행과 연결되므로 달 주기는 생존에 필수였던 어업에 영향을 끼쳤으므로 음력 날짜는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다.

추석 날짜는 19년 마다 반복된다? '메톤 주기'의 비밀


하지만 달의 변화로 1년을 따졌을 때 1년은 365일이 아닌 354일이 되고, 태양력과는 1년에 11일씩 날짜가 어긋난다. 3년만 지나도 한 달씩 시기가 어긋나고, 9년이 지나면 아예 계절이 뒤바뀐다. 그러면 농사를 지어 계절이 중요한 지역에서 태음력은 역법으로써 존재 가치가 없게 되고 만다.

고대 인류는 곧 태음력의 오류를 알아챘다. 따라서 계절이 중요한 대부분 문명에서는 달의 모양으로 날짜를 따지되, 1년 길이는 지구의 태양 공전주기에 맞추는 태음태양력을 사용하게 됐다.

우리나라 역시 달 모양에 따라 29일을 한 달로 하는 작은달과 30일을 한 달로 하는 큰 달을 번갈아 놓고 12개월 354일을 한 해로 설정한 뒤, 한 달과 같은 길이로 구성된 윤달을 추가해 지구의 태양 공전 주기와의 오차를 없애는 태음태양력을 썼다. 이 역법이 바로 우리가 지금 일반적으로 말하는 '음력'이다.

그렇다면 음력이 기준인 추석을 현재 쓰는 '양력'으로 날짜를 따질 때 혹시 일정한 법칙을 가지고 있진 않을까? '메톤 주기'로 추석을 따지면 얼추 들어맞는 계산이 나온다.

메톤 주기는 고대 그리스 천문학자 메톤이 고안한 주법으로, 임의의 양력 날짜와 이에 대응하는 음력 날짜는 '19년'을 주기로 만난다는 법칙을 말한다.

메톤은 기원전 433년, 19년을 6,940일로 계산하는 한 주기(메톤 주기)로 놓고 이 19년 안에 30일짜리 달 125개와 29일짜리 달 110개를 넣는 역법을 발표했다. 따라서 메톤 주기에 따른 추석 날짜를 현재의 태양력에 적용해 보면, 똑같은 추석 날짜가 19년마다 똑같이 반복된다. '19 태양년' 과 달의 삭망 주기(그믐에서 그믐 사이 29.5일) 235번이 날짜가 거의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1메톤 주기(달의 삭망 주기 235번)는 6,939.6882일이고 태양력으로 19년은 6,939.6018일이므로 메톤 주기는 태음력보다 상당히 정확하다.

하지만 정확도가 높다는 뜻이지 완벽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작은 차이가 쌓이게 되면 오차가 생기게 되는 법이다. 메톤 주기는 약 2세기가 지나면 윤년과 맞물려 최대 이틀까지도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추석 날짜는 19년 마다 반복된다? '메톤 주기'의 비밀


예를 들어, 9월 9일(양력 기준)이 추석이었던 해는 1718년, 1737년, 1756년, 1775년었으며 메톤 주기에 맞게 19년씩 늘어난다. 하지만 그다음 19년 후인 1794년에는 하루의 오차가 발생해 9월 8일이 추석이 되며 주기가 어긋난다. 그리고 다음 19년 뒤인 1813년은 다시 9일이 추석이고, 1832년까지 19년마다 메톤 주기에 맞게 추석 날짜가 반복된다.

10월 6일이 추석인 해 역시 마찬가지다. 1835년부터 2006년까지 대체로 19년마다 10월 6일이 추석인 날이 반복되지만 1892년은 10월 5일, 1987년에는 10월 7일이 추석이다.


이렇게 간헐적으로 생기는 하루, 이틀의 오차 탓에 메톤 주기는 결국 완벽하게 적용할 수 없다. 메톤 주기에 따르면 19년 전인 1998년 역시 올해처럼 10월 4일이 추석이어야 했지만, 오차 탓에 그해에는 하루 늦은 10월 5일이 추석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메톤 주기는 많아야 하루나 이틀 정도의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19년 전 추석 날짜를 찾으면 올 추석이 대략 언제쯤일지는 가늠할 수 있다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추석 날짜 주기 법칙을 살펴보면 인류가 역법으로 우리가 사는 세계를 정의하려 했던 '문명과 국가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역법은 천체의 운행을 관찰해 자신이 사는 세계의 법칙을 파악하려는 노력으로, 역법 존재 여부가 곧 사회역사학적으로 '국가가 발생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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