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혹시 건강 적신호는 아닐까?

어지럼증, 혹시 건강 적신호는 아닐까?

2017.09.22. 오후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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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민욱 /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앵커]
갑자기 세상이 빙빙 돌거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의 어지럼증, 한 번쯤 경험해 보셨을 텐데요. 어지럼증은 원인을 판단하기가 어려워서 환자의 불안감이 높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고 합니다.

오늘 '닥터S'에서는 증상으로 구분해보는 어지럼증 원인에 대해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장민욱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분들, 특히 가을철에 많다고 하던데 환절기에 사람들 면역력이 낮아지다 보니까 그런 분들이 많이 생겼죠?

[인터뷰]
네, 맞습니다. 가을철에 더 흔하기도 하지만 환절기에 면역력 또한 자율신경장애가 있을 때에도 어지럼증이 많이 생깁니다. 실제로 어지럼증은 병원에 내원하는 전체 환자 중에 3~5% 정도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인데요.

오늘 제 외래에 오신 환자 중에서 약 20%의 환자가 어지럼증 때문에 오신 분이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연간 약 8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요. 전체 인구 10명 중 한 명이 겪고 있을 정도로 흔한 증상입니다.

[앵커]
생각보다 많은 분이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계시는군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앵커]
그런데 막상 어지러우면 원인을 알 수 없어서 무슨 병에 걸린 건 아닌지 불안해하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증상으로 보는 어지럼증의 원인에 대해 준비했습니다.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내가 빙빙 돌거나 혹은 세상이 빙빙 도는 경우를 말하는 것 같은데요. 어휴, 무서울 것 같아요. 이건 어떤 원인인가요?

[인터뷰]
네, 빙글빙글 도는 듯한 느낌이죠. 이런 어지럼증을 회전형 어지럼증이라고 하는데요, 우리 몸의 회전성 움직임을 감지하는 곳은 귓속과 뇌에 위치한 전정 신경기관입니다. 이 전정신경 기관은 중추성 신경계과 말초성 신경계로 나누게 되는데요, 귀 안쪽의 말초성 전정기관에서 뇌간, 대뇌를 거치는 전정신경로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이런 회전성 어지럼증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병이 많이 들어보셨던 이석증과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의 말초성 질환이 있고요, 또 중추성 질환에는 뇌졸중, 뇌의 염증이나 종양과 같은 질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앵커]
심각하면 뇌졸중까지 생각해볼 수 있는 증상인 것 같은데요. 그러면 두 번째 증상은 어떤 게 있을까요?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갑자기 어지러워, 정신을 잃을 것 같아"라면서 숨을 헐떡거리는 분이 화면에 나와 있는데요.

저도 사실 앉아있다가 일어나면 "어?" 이러면서 현기증이 나고 그래서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가?'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럴 수도 있어요. 그렇죠? 원인이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사실 이게 굉장히 흔한 증상이죠, 저도 사실 가끔 겪습니다. 단순 어지럼증 또는 현기증이라고도 하는데요.

어질어질한 증상인데 앉았다 일어나거나 갑자기 움직일 때 잠깐씩 발생하기도 하고 심할 때는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환자분들은 흔히 빈혈이 원인이라고 생각해서 병원에 오시는 경우도 많은데요. 실제 빈혈이 원인인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피곤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 몸의 감각들을 통합하는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어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노인인 경우 감각 기능도 떨어져 있지만 이를 통합하는 대뇌 기능도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어지럼증이 많이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기립성 저혈압, 부정맥이나 저혈당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앵커]
빈혈이라고 착각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 어지럼증이네요. 어지럼증에 대한 다음 증상도 함께 살펴보시죠.

몸의 균형에 좀 이상이 있어 보여요 몸이 한쪽으로 기운 것 같고 넘어질 것 같다는 분인데요, 이런 것도 어지럼증의 증상인가요?

[인터뷰]
균형을 잘 못 잡는 문제죠.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소뇌나 기저핵 등의 뇌의 구조물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서둘러 뇌 질환을 감별해야 하는 중요한 증상입니다. 의학 용어로는 '실조증'이라고 부릅니다,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특별히 증상이 없으나 걸을 때 중심을 못 잡고 비틀거리는 현상으로 마치 술 취했을 때와 비슷한 모습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말하는 것도 어둔해지고 손의 움직임도 부자연스러워서 물건을 잡으려 할 때 겨냥이 잘 안 되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이런 증상이 발생한다면 소뇌의 이상을 의심하고 바로 병원으로 가보셔야 합니다.

[앵커]
정말 바로 병원으로 가셔야겠네요.

길을 걷다가 갑자기 한 쪽 방향으로만 걷게 되는 증상이 이렇게 심각해질 수 있는 증상이죠. 뇌와 관련 있다고 앞서 설명해 주셨는데, '미니 뇌졸중'이라고 불리는 병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심각하게 한 번에 오는 게 아니라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나중 되면 괜찮아지고, 이런 것들이요. 이런 건 어떤 증상인가요?

[인터뷰]
미니 뇌졸중은 정확하게 말하면 일과성 뇌허혈증인데요, 뇌졸중에 해당하는 증상이 24시간 이내에 잠깐 나타났다 사라진다면 미니 뇌졸중이라는 용어를 씁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만약에 소뇌로 가는 혈관이 동맥경화에 의해 좁아지거나 혈전 등에 의해서 혈류의 공급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지럼증을 포함한 여러 가지 뇌졸중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뇌졸중 증상인 반신마비, 안면 마비 등이 함께 발생했다면 뇌졸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므로 서둘러 뇌 신경 검사를 받아보셔야 하겠습니다.

[앵커]
어지럼증이 뇌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무서워지네요. 그러니까요, 이게 뇌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봐야 할 것 같은데요, 마지막 증상도 한 번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머리에 돌덩이가 있는 것처럼 머리가 멍하고 무거운 느낌이 드는 분인데요. 이런 증상은 어떤 증상인가요?

[인터뷰]
사실 제일 애매한 증상이기도 합니다. 환자분들은 머리가 맑지 못하다고 표현하시는 분이 많은데요. 검사를 진행해 봐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특이적인 어지럼증 중에서도 정신적 어지럼증,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해서 찾아오는 어지럼증이 가장 흔합니다.

대학병원에 찾아온 어지럼증 환자 중 40%에 달하는 환자가 정신적 어지럼증이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심한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증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현대인에서 많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데요.

어지럼증의 원인을 찾지 못했을 경우에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려는 전략을 찾아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입니다.

[앵커]
가장 좋은 방법이겠네요. 정신적인 어지럼증까지 나타난다고 하니까요, 우리가 몰랐던 어지럼증 증상이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렇게 어지럼증을 느껴도 병원에 찾는 분들은 그렇게 많을 것 같지 않거든요?

어지럼증을 느끼는 경우에는 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게 좋은가요?

[인터뷰]
어떤 경우에 병원에 찾아야 하는지 말씀드릴게요. 술에 취한 것처럼 균형에 장애가 있는 어지럼증이라면 서둘러 병원을 가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간단한 자가 진단법으로는 손가락으로 코를 짚어보는 코치기 방법이 좋습니다. 코를 정확히 집기가 어렵다면 소뇌의 기능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서둘러 병원으로 가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거울을 보고 미소를 지어보았을 때 한쪽 입꼬리가 쳐지거나 평소와 다르게 표정이 지어진다면 안면 마비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뇌졸중의 전조증상이니 역시 신경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앵커]
황보 앵커도 직접 해보세요. 저는 한 번에 찾았네요.

[인터뷰]
아주 잘하시네요.

[앵커]
다행입니다. 어지럼증 증상을 진정시키는 방법들이 필요할 텐데요, 이렇게 증상을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완화하는 방법은 뭔가요?

[인터뷰]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없이 단순 어지럼증 증상만 있거나 조금 전 소개해드린 자가 진단법에서 모두 괜찮았다면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여 어지럼증이 가라앉도록 기다려보는 것이 좋습니다.

평상시에 고개를 자주 움직여주는 도리도리, 끄덕끄덕하는 운동을 천천히 자주 해주시면 어지럼증 증상이 발생했을 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키울 수 있습니다. 만성적인 어지럼증이 있는 분들에게도 추천해드리고 싶은데요, 가만히 앉아계시지 마시고 이렇게 간단하게 목 운동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이렇게 어지럼증의 종류에 대해서 살펴봤는데요. 정신적인 어지럼증도 있지만, 뇌와 관련 있는 뇌졸중을 일으킬 수도 있는 어지럼증이 있다고 하니까 여러분, 주의 깊게 살펴보시고 자가진단법도 확인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한림대병원 신경과 장민욱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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