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강의 주인은 나"...열대 물고기

"아마존 강의 주인은 나"...열대 물고기

2017.06.29. 오전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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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사이언스] "아마존 강의 주인은 나"…열대 물고기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매주 다양한 동물의 생태를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과학을 찾아보는 시간, '과학관 옆 동물원' 입니다.

오늘도 이동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시간에 이야기 나눠볼 주인공은 어떤 동물인가요?

[기자]
오늘은 먼저 피라루쿠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까 하는데요, 혹시 들어보셨나요?

[앵커]
피라루쿠요, 물고기 아닌가요?

[앵커]
네, 맞아요. 아마존 물고기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네, 잘 알고 계시네요. 피라루쿠는 아마존 강에 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민물고기 중 하나입니다.

예전에는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아마존을 다룬 다큐멘터리나 정글 가는 프로그램 같이 각종 방송에 많이 등장하면서 앵커들처럼 아는 분들이 많아졌죠.

[앵커]
네, 이제는 국내 수족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고 들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저도 수족관에 가서 피라루쿠를 만나고 왔는데요,

이 피라루쿠라는 이름은 현지어로 물고기라는 뜻의 '피라'와 '붉은 열매를 맺는 식물 이름인 '아루쿠'의 합성어입니다.

클수록 꼬리 끝부터 몸이 붉은빛을 띄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요.

얼핏 보면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자세히 보면 비늘 틈이 모두 빨간색인 걸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화면으로 보니까 정말 크긴 크네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피라루쿠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민물고기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는 크기가 무려 5m, 몸무게가 200kg 이상 나간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아마존 강에서 발견되는 피라루쿠는 보통 2.5m 안팎이라고 합니다.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도 대부분 1.5m 정도로 무게가 50kg 정도고요.

[앵커]
그럼 이제 그 정도로 큰 피라루쿠는 사실상 없는 건가요?

[기자]
4~5m에 달하는 거대 피라루쿠는 아마 과거에 살았던 종으로 추정하고 있고요, 이제는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국제 낚시 협회의 기록으로는 지난 2010년에 에콰도르에서 발견된 몸무게 154kg의 피라루쿠가 세계 최대 크기로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좀 재미있는 일이 있는데요,

2015년에 한 낚시꾼이 태국의 강에 풀어놓은 230kg짜리 피라루쿠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이 물고기가 너무 커서 끌어올리는 과정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공식적인 낚시 협회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앵커]
아, 그렇군요. 낚시꾼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사연이네요.

어쨌든 200kg이 넘는 피라루쿠가 여전히 있다는 얘긴데요, 덩치에 비해 피라루쿠의 입이 아주 작은 편이에요?

[기자]
네, 보시면 주걱턱처럼 아래턱이 위턱보다 좀 더 튀어나와있죠.

먹이를 먹을 때도 씹거나 뜯어먹는 것이 아니라 입을 닫았다가 열 때 생기는 압력으로 주변의 물과 먹잇감을 한꺼번에 삼켜버립니다.

자기 입에 들어가는 것이라면 종을 가리지 않고 다 먹을 수 있지만, 입이 작아서 그보다 작은 물고기를 주로 먹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피라루쿠는 물고기지만 입으로 숨을 쉽니다.

[앵커]
사람처럼 입으로 호흡한다는 얘긴가요? 물속에서 그게 가능한가요?

[기자]
네, 피라루쿠는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어서 공기를 들이마시고 부레에 공기를 모아서 호흡합니다.

이 부레가 사람의 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건데요,

아쿠아리스트의 설명을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양근복 /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아쿠아리스트 : 피라루쿠의 경우에는 공기로 호흡을 하는 습성이 있는데요, 수면에 올라와서 입을 통해 공기를 들이마십니다. 그리고는 목 뒤에 있는 부레를 통해서 공기 호흡을 하게 되는데요, 부레에는 사람의 폐와 같은 기능을 하는 폐포(허파꽈리)가 있어서 공기 호흡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앵커]
물고기가 물 밖에서 공기를 마신다니 신기하네요. 그런데 방송에서 보면 아마존 지역에서는 피라루쿠를 먹기도 하던데요?

[기자]
네, 피라루쿠의 고기는 '아마존 스테이크'로 불린다고 합니다.

연하고 맛이 좋고요, 또 워낙 양이 많아서 아마존 강 유역의 원주민에게는 아주 중요한 식량 자원입니다.

고기뿐만 아니라 피라루쿠의 비늘이 또 갑옷처럼 단단합니다.

아주 두꺼운 콜라겐으로 이뤄져 있어서 피라니아의 이빨도 뚫지 못할 정도인데요,

이 비늘로 연장이나 머리빗과 같은 생활용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개체 수가 워낙 줄어서 지금은 국제 규정에 따라서만 거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언급하셨는데 사실 아마존 물고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피라니아거든요?

[기자]
그렇죠. 아마존 하면 피라니아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흔한 이미지의 피라니아를 보여주는 영화가 있죠, 잠깐 보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잠깐만 봐도 무서워요.

피라니아 하면 이런 사나운 물고기, 식인 물고기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거든요?

[기자]
그렇죠. 피라니아의 이름 자체가 원주민 말로 '이빨이 있는 물고기'라는 뜻입니다.

아래턱이 워낙 발달하고 이빨이 예리해서 어류나 파충류, 포유류 가리지 않고 말 그대로 뜯어먹는데요,

영화에서는 거대한 돌연변이가 생겼다는 설정이 나오기도 하지만, 실제 가장 큰 피라니아 종의 몸길이는 30cm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자기 몸집보다 훨씬 큰 동물을 떼로 달려들어서 뼈만 남기고 먹는다고 알려져 있죠.

[앵커]
네, 그래서 실제로 피라니아가 사람을 공격하는지, 사실 제일 궁금해요?

[기자]
피라니아는 사실 상처가 있거나 다친 동물을 주로 공격합니다.

사람의 경우도 피가 난다면 조금 위험할 수는 있지만 먼저 잡으려고 하지 않으면 먹잇감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데요,

실제로 피라니아의 경우 알려진 것과 다르게 굉장히 소심하고 경계심이 강한 물고기라고 합니다.

아쿠아리스트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양근복 /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아쿠아리스트 : 평소에는 되게 소심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잘 놀라고 잘 도망가는데 굉장히 배가 굶주리거나 화가 났을 때는 공격을 하는 성향이 있어서 그럴 때가 위험합니다. 그 외에는 그렇게 위험하지 않습니다.]

[앵커]
굉장히 의외인데요, 원래 성질이 그렇게 포악하지는 않은 물고기인데 피라니아에 대해 오해를 한 부분이 좀 있었네요?

[기자]
물론 공격성은 강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만큼 위험하지는 않은 거죠.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이런 독특한 물고기들이 유독 아마존 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아마존 강은 길이가 7,000km에 달하고 유역 면적이 세계에서 가장 큽니다.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가 살 수 있는 거죠.

특히 우리나라의 강 같은 경우는 pH7 정도의 중성인 데 비해서 아마존 강은 pH 6.5 정도의 약산성을 띄고 있습니다.

또 열대지방이기 때문에 수온도 높은 편이어서 수족관의 경우도 보통 25~30도 정도의 온도를 맞춰준다고 하는데요,

이런 조건이 잘 갖춰진 곳이어야만 피라루쿠나 피라니아와 같은 물고기가 살 수 있겠죠.

[앵커]
그렇군요. 아마존 강이 환경적으로 아주 독특한 조건을 가지고 있네요.

그럼 이 지역에 사는 또 다른 물고기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피라루쿠나 피라니아 외에 대표적인 아마존 물고기가 바로 전기뱀장어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실제로 몸에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물고기인데요,

몸 뒤쪽 양 옆구리에 각각 2개씩 발전기관이 있습니다.

여기서 보통 650~850V의 전기를 발생시키는데요, 이 전기로 먹잇감이나 위협적인 상대를 기절시키기도 합니다.

[앵커]
650V면 상당히 센 전기인데요?

[기자]
그래서 아쿠아리스트들도 청소할 때 간혹 찌릿찌릿한 전기를 느낀다고 하는데요.

대신 방전이 되면 전압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기뱀장어를 잡을 때는 물 표면을 세게 내리쳐서 전기뱀장어가 놀라서 방전되게 한 다음에 잡는다고 합니다.

[앵커]
아, 재미있네요. 피라루쿠부터 피라니아, 전기뱀장어까지.

다양한 아마존 물고기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됐습니다.

여름이니까 시원하게 아쿠아리움에 한번 가봐야겠네요.

이동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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