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인데 어깨 통증이?...뇌의 착각 '연관통'

간암인데 어깨 통증이?...뇌의 착각 '연관통'

2017.06.09. 오전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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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민욱 /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앵커]
다리를 다치면 다리가 아프고 손가락을 다치면 손가락이 아픈 것은 상식이죠. 어깨가 아픈 이유가 간 때문이라면, 팔이 아픈데 그 원인이 심장에 있다면 어떻게 병원에 가야 할까요?

실제로 이런 증상을 겪는 분들이 많고 이를 연관통이라고 하는데요. 오늘 '닥터S'에서는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장민욱 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일단 연관통이란 어떤 건가요?

[인터뷰]
말 그대로 기관 간의 착각으로 인해 느껴지는 통증입니다. 내부 장기에 통증 원인이 있지만, 원인이 되는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연관되어 있는 다른 표면에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심근경색인데 왼쪽 어깨가 아프거나, 췌장염일 때 왼쪽 가슴 피부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것들을 바로 연관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보통 팔을 다치면 팔이 아프고 다리를 다치면 다리가 아픈 게 정상이라고 알고 다들 살잖아요. 그런데 연관통, 아픈 곳 따로 통증 느끼는 곳 따로 통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뭔가요?

[인터뷰]
연관통의 원리를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요, 사실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는데요. 몇 가지 가설들이 있습니다.

내장기관의 통증은 피부나 근육과는 달리 교감신경이라고 하는 자율신경을 통해서 전달되는데요. 이 교감신경은 감각신경과 달리 둔해서 구체적으로 통증을 느끼거나 정확한 위치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때로 감각신경과 교감신경이 같은 척수에 들어와서 만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때 뇌에서 신경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뇌가 착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에서 아프다고 전달한 통증을 감각신경의 통증으로 혼동하는 것이죠. 그래서 다른 부위에서 통증이 나타나는 연관통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아픈 부위는 다른 데 뇌가 착각해서 다른 부위가 아프다, 이런 말씀이신데 보통 어느 정도의 통증이 느껴지는 건가요?

[인터뷰]
심근경색이나 삼차 신경 손상에 의한 연관통인 경우에는 찌르는 듯한 예리한 통증이 극심하게 찾아오기도 합니다.

극심한 통증은 신체의 자세에 영향을 주기도 하죠. 그래서 정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이런 연관통 때문에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근골격계의 퇴행적 변화를 촉발 시키기도 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하여 우울증을 초래할 수도 있는 만큼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또한, 연관통을 잘못 이해하여 통증이 유발되는 장기를 찾지 못하고 단순 진통제만 복용할 경우 암과 같은 내장 질환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통증을 면밀하게 살피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연관통이라는 게 장기가 통증을 느끼는 건데, 교감신경을 통해서 가다가 감각신경과 합쳐지는 부분에서 뇌가 착각한다고 하셨잖아요. 그렇다면 모든 장기가 다 연관통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겠네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특히 흉추신경 쪽이나 아래쪽에 있는 요추신경 쪽에 해당하는 내장 기관들이 대부분 연관통이 나타나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질환을 유발되는 내장기관마다 연관통이 나타나는 위치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앵커]
그러면 어디와 어디가 연결되어 있는지 화면을 통해서 좀 알아볼까요? 먼저, 심장에 문제가 있으면 어디에 관련이 있을까요?

[인터뷰]
네, 심장 질환이 있을 때 연관통이 나타날 수 있는 부위는 바로 3번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관상동맥 질환인 심근 경색증과 허혈성 심질환이 있습니다. 이 경우 왼쪽 흉부에서 어깨를 거쳐 팔로 통증이 유발될 수 있는데요. 통증의 강도는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하고요. 알 수 없이 위와 같은 부위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가까운 내과를 방문해서 심장 질환 진단을 받아보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앵커]
심장의 연관통이 왼쪽 흉부에서 어깨, 팔까지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다음은 어떤 장기들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이번에는 간인데요. 간은 어느 부위와 연관이 있을까요? 오른쪽 어깨, 가슴 이런 부위네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바로 2번 부위인데요. 오른쪽 어깨의 위쪽 부분과 오른쪽 갈비뼈 아랫부분의 통증이 잘 생기는데요.

간과 담낭은 횡격막의 오른쪽 아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횡격신경의 주행 경로와 겹치는 구간에 통증이 나타나는데 근육이 뭉치면서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해당 부위의 부드러운 마사지가 통증을 일시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부위의 통증이 있는 분은 복부 초음파 검사를 실시해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앵커]
네, 연관통에 대해서는 사실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굉장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간의 경우에는 (오른쪽) 어깨 쪽에 통증이 올 수 있다. 이번에는 어느 부위에 통증이 연관 있는지 화면 함께 보시죠.

이번에는 폐인데요. 폐가 아플 때는 어떤 곳에서 연관통이 발생할 수 있을까요? 목인데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폐에 문제가 있는 경우 1번인 어깨와 주로 목의 앞쪽에서 통증이 올 수 있습니다. 특히 기침 가래 등과 함께 오래가는 목 앞쪽의 통증이 있거나 어깨의 묵직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폐 엑스레이나 CT를 통해 정밀한 검진을 받아보십시오.

이 외에도, 복부 쪽의 통증을 말씀드린다면 명치끝이 아프다면 위장을, 명치끝과 함께 등이 아프다면 췌장을, 배꼽 주변의 통증이라면 소장, 배꼽 아래쪽은 대장, 배꼽의 오른쪽 아래쪽으로 골반 뼈에 가까운 곳은 흔히 맹장이라고 하는 충수 돌기에 발생한 문제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심장, 폐, 간, 위장 등 다양한 부위를 설명해주셨는데 실제로 환자들은 의사만큼의 전문성이 없다 보니까 "여기가 아파요, 저기가 아파요"라고만 말하지 "여기에 연관통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지 않잖아요. 실제 현장에서도 환자를 진료할 때 순간적으로 이걸 잡아내기 쉽지 않으실 것 같은데 이런 경우가 많이 있나요?

[인터뷰]
의료진도 굉장히 어렵지만, 실제로 이런 환자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제가 겪은 일 중에는 흉곽 한쪽이 지속적으로 아파서 내과에서 CT, 내시경, 그리고 초음파 검사까지 여러 가지를 시행해보아도 원인을 찾지 못하여 신경과에 의뢰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당뇨병에 의한 흉추 신경분절의 손상이 발견되어 진료한 적 있습니다.

또, 겨울철에 심해지는 두통으로 내원하는 분 중에 목의 통증이 삼차신경을 통해 머리에서 연관통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실제 있습니다.

[앵커]
일단 몸에서 무언가 신호를 보낸다는 건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은데요. 그럼 이런 연관통을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뷰]
연관통을 유발하는 것은 내부 장기에 있기 때문에 원인이 되는 질환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연관통의 부위를 잘 기억하시고 해당 부위의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밀한 검진을 받아보셔야 하겠습니다. 통증을 유발하는 장기를 찾아낸 다음에는 그 장기에 발생한 질환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질환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심장질환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연관통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겠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연관통을 미리 예방한다는 말은 조금 안 맞을 수도 있지만 이런 것들을 미리미리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인터뷰]
통증의 전달 과정 중에 스트레스가 통증을 증폭시킨다는 연구와 함께 스트레스와 연관통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스트레스 안 받고 사는 것은 불가능하겠지요? 그러니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나만의 전략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원인이 되는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바로 연관통을 예방하는 것이기 때문에, 평소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많은 분이 아프면 묵혔다가 병원에 가는 경우가 있는데, 내 몸에 대해서는 조금 예민해도 괜찮을 것 같네요. 지금까지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장민욱 교수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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