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음의 질량' 가진 물질을 만들었다

과학자들이 '음의 질량' 가진 물질을 만들었다

2017.04.20. 오후 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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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음의 질량' 가진 물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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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의 질량'으로 이뤄진 물질 사진)

물질 대부분은 자신이 받은 힘의 방향대로 움직인다. 여기서 '대부분'이라 함은 그렇지 않은 물질도 있다는 의미다.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최초로 '음의 질량'을 가진 물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미국 워싱턴주립대 물리학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음의 질량으로 이뤄진 물질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물리 천문학 마이클 포브스 부교수는 "자연 현상에서 보기 드문 실험실의 결과물이며 질서 있는 시스템으로써의 우주(코스모스)보다 더 중요한 개념을 연구하는 데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물질은 보통 뉴턴의 운동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특히 뉴턴의 운동 제2 법칙에 따르면 힘은 질량과 가속도를 곱한 값과 같기 때문에(F=ma) 질량이 힘을 받은 방향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물건을 밀면 그 물건이 밀린 방향으로 굴러가는 것이다.




(▲ 뉴턴의 운동 제2 법칙을 설명하는 EBS 수능강의)

하지만 음의 질량을 가진 물질은 애초에 질량 값이 (-)이기 때문에 양의 힘을 받으면 오히려 반대로 가속을 받는다. 그래야 질량과 가속의 곱이 힘과 같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음의 질량은 자기를 민 사람을 향해 오히려 움직인다. 평소 자연환경은 대개 양의 질량에 의한 현상만 보여주기에 더없이 신기한 모습이다.

워싱턴주립대 연구진은 루비듐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인 원자들을 절대 0도에 가깝게 얼린다. 이때 절대영도란 아무리 추워도 기체가 기체로 존재한다고 가정한 후 부피가 없어지는 특별한 온도를 의미한다. 즉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없을 정도로 차가운 온도라고 보면 된다.

그러면 물질은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란 상태를 보인다. 냉각시켰을 때 대부분의 입자가 매우 느리게 움직이거나 마치 하나의 덩어리처럼 뭉쳐서 웨이브 하는 듯한 모습이 된다.

과학자들이 '음의 질량' 가진 물질을 만들었다

(▲ 미국 워싱턴주립대 물리학 연구진들이 온라인으로 공개한 음의 질량을 가진 물질에 대한 연구 논문 캡처)

여기에 레이저를 쏴 루비듐 입자들을 원래 운동하던 성질과 반대로 운동하는 수준으로 끌어내면 음의 질량을 가진 물질이 완성된다.

실험을 진행한 포브스 교수는 "이 물질을 밀면 멀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가까워진다"며 "마치 루비듐이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힌 것처럼 운동한다"고 설명했다. 블랙홀이나 암흑 물질, 중성자로 고농축 된 중성자별과 같은 현상에 대한 공학적인 실험을 할 때 음의 질량을 가진 물질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포브스 교수는 "정말 기이하고도 근본적인 현상들을 연구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환경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주립대 연구진들의 논문은 물리학 저널인 피지컬리뷰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지난 10일 공개됐다.

YTN PLUS 김지윤 모바일PD
(kimjy827@ytnplus.co.kr)
[사진 출처 = The telegraph, Physical Review Letters]
[영상 출처 = Youtube 'EBS 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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