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뜯어온 봄나물, 독초일 수 있다!

산에서 뜯어온 봄나물, 독초일 수 있다!

2017.03.28. 오후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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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진희 /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관

[앵커]
요즘 따뜻한 봄을 맞아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가시는 분들 많죠. 나들이에서 봄 향기 가득한 산나물을 발견하고 채취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자칫 잘못하다가는 독초를 캘 수도 있고, 또 섭취 방법에 따라 독성이 남아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봄나물 안전하게 먹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예방과 황진희 연구관을 연결됐습니다. 안녕하세요

식중독이 봄철에도 자주 일어난다고요.

[인터뷰]
봄철에도 여름철 만큼이나 식중독이 많이 발생합니다. 최근 5년간(‘12년~’16년) 식중독발생현황을 분석해보니까 4월부터 6월 사이의 봄철 식중독 발생이 평균 77건(전체 387건)이고, 전체 식중독 환자수의 31%인 1,966명이 이 기간에 발생했습니다.

봄철에 식중독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낮기온은 15~20도씨 정도로 식중독균이 자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침과 저녁에는 기온이 여전히 쌀쌀해 음식물 보관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고, 나들이 등으로 야외활동을 할 때에 오랜 시간 음식물은 상온에 노출 시키는 등 식품보관, 섭취, 개인위생에 대한 부주의 때문입니다.

[앵커]
봄철에 특히나 자연 독에 의한 식중독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고 들었습니다.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봄철에는 원추리 나물이나 자리공과 같이 자연독에 의한 식중독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식물의 자연 독성 때문에 식중독에 걸린 환자는 320여 명으로, 봄철 3월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는데요 이는 봄철 야산, 등산로 주변에서 자생하는 독성식물을 식용나물로 오인하고 섭취하거나 미량의 독성이 있는 나물을 잘못 조리, 섭취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앵커]
식용할 수 있는 봄나물이라고 생각해서 채취하고 먹었다가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죠.

식용 나물로 착각하기 쉬운 독초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인터뷰]
특히 주의해야 하는 독나물로는 여로, 동의나물, 박새, 자리공 등이 있습니다.

원추리와 비슷하여 가끔 중독사고가 발생하는 여로의 경우 섭취 시 구토, 실시,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여로는 민간에서 살충제로 사용할 정도로 독성이 강합니다.

곰취와 비슷한 동의나물도 주의해야 합니다. 곰취는 잎 가장장리가 거칠거나 날카로운 톱니가 있으나 동의나물은 밋밋하거나 둔한 톱니가 있어 구분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동의나물을 먹으면 경련, 속쓰림,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산마늘과 비슷한 박새의 경우도 독성이 강해 섭취시 혈성대변, 구토, 설사, 두통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자리공의 경우 도라지로 오인하여 뿌리를 먹는 경우가 많으나 도라지처럼 무쳐서 먹게 되면 일순간 타는 듯한 통증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남으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독성이 없는 봄나물도 길가에서 채취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요.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인터뷰]
도시 하천변이나 도로 주변은 토양이 카드뮴, 납 등 중금속에 많이 오염되어 있습니다.

이런 오염된 환경에서 자란 쑥, 냉이, 민들레, 씀바귀 등 봄나물 7 내지 9%에서 납, 카드뮴 등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사례가 있습니다.

납은 어린이와 영유아의 혈액 내 납 농도가 올라갈수록 지능지수가 저하 될 수 있으며, 카드뮴은 단백뇨 등 신장기능 이상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앵커]
사실 나물 같은 경우는 생으로도 많이 먹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쉽게 먹는 나물들도 올바른 조리법을 따르지 않으면 독성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요.

[인터뷰]
보통 달래, 돌나물, 씀바귀, 참나물, 취나물, 더덕 등의 나물들은 생으로 드시고요. 이 나물들은 잘 씻기만 하면 안전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릅이나 고사리, 다래순, 원추리 같은 나물들은 독성분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그냥 드시면 안되고, 데치는 등 독성분을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나물들을 독을 제거하지 않고 먹을 경우 어떤 위험이 있을 수 있나요?

[인터뷰]
봄철에 원추리를 잘못 섭취해 식중독이 발생하는 경우가 특히 많은데요. 원추리의 경우 성장할수록 '콜히친'이라는 독성분이 강해집니다.

콜히친 성분이 남아있는 원추리 나물을 생으로 먹거나 충분히 독을 제거하지 않고 먹게 되면 설사, 구토, 복통, 근육경련 등의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요. 그러므로 반드시 어린 순만을 채취해야 하며, 끓는 물에 충분히 데친 후 차가운 물에 2시간 이상 담근 후 조리하여 먹어야 합니다. 이외에도 고사리, 두릅과 같은 나물들도 주의하셔야 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안전하게 봄나물을 채취하고 또 섭취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인터뷰]
일단, 봄나물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이는 야생식물을 함부로 채취하면 안됩니다. 식용나물과 독초는 매우 비슷하게 생겨 사진만 보고는 구분이 어렵습니다.

봄나물을 채취할 때는 반드시 경험이 있는 사람과 동행하여 봄나물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익히고 나서 필요한 양 만큼만 채취해야합니다. 또한 달래, 돌나물 등 생으로 먹을 수 있는 봄나물은 식중독균 등이 묻어 있을 수 있음으로 조리전에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수돗물에 3회이상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미량 독성을 함유하고 있는 두릅, 고사리, 다래순, 원추리 등은 반드시 끓는 물에 데친 후 차가운 물에 2시간 이상 담근 후 조리하여 섭취하셔야 합니다. 봄나물 섭취에 조금만 기울이면 안전하고 맛있게 봄나물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예방과 황진희 연구관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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