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죽이지 않는 '바람직한' 가죽 가방의 정체

동물을 죽이지 않는 '바람직한' 가죽 가방의 정체

2017.02.04.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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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죽이지 않는 '바람직한' 가죽 가방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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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아니라 '버섯'으로 가죽을 만든다? 불가능할 것 같은 얘기지만 최근 실제로 버섯으로 쉽고 값싸게, 그리고 동물을 죽이지 않고 가죽을 만드는 방법이 개발됐다.

지난해 12월 미국 과학기술 매체 퓨쳐리즘(Futurism)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스타트업 기업인 마이코웍스(MycoWorks)가 버섯과 같은 균류로 가죽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모든 아이디어는 기술팀 대표인 필 로스(Phil Ross)가 90년대부터 버섯을 재배하면서 시작됐다.

로스는 버섯을 따서 기르는 과정에서 '균 특유의 거미줄 같은 모양으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균은 정말 민감해서 자기가 둘러싸인 환경에 맞게 자란다. 만약 컵 안에 넣어두면 컵 모양으로 큰다"고 설명했다.

버섯 섬유질에 흥미를 느낀 로스는 곧 버섯으로 이런저런 실험을 해봤다. 농사하고 남은 찌꺼기 위에 버섯을 심고 습도, 빛, 온도 등을 바꿔가며 버섯의 변화를 관찰했다. 로스는 곧 의자처럼 단단한 버섯을 재배할 수도 있다는 걸 발견했다.




(▲ 필 로스가 버섯으로 만든 여러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 SciFri)

사소한 관심은 곧 좋은 시도로 이어졌다. 로스의 경험에서 탄생한 마이코윅스는 현재 영지버섯(Ganoderma lucidum)을 이용해 가죽제품을 만든다. 영지버섯은 피부에도 무해하고 흔히 쓰이는 식재료이기에 가죽을 만들기 안성맞춤이었다.

가죽용 버섯은 기르는 데도 2주밖에 안 걸리고 공간도 별로 차지하지 않는다. 비록 가죽을 '재배'하는 방법을 상용화하려면 2년가량이 더 필요하지만, 동물성 제품을 식물로 대체하는 추세에 맞춰 로스의 아이디어는 가죽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을 대신하는 발명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YTN PLUS 김지윤 모바일PD
(kimjy827@ytnplus.co.kr)
[사진 출처=Futuris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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