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진으로 땅 속의 갇혀있던 에너지 해소"

"이번 지진으로 땅 속의 갇혀있던 에너지 해소"

2016.09.20. 오전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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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수 / 지질자원연구원 박사

[앵커]
그러면 이윤수 지질자원연구원 박사님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박사님, 나와 계신가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안녕하십니까. 울산에 이어서 경주에서도 지진이 잇따라서 나고 있습니다. 이게 두 달 사이에 지진이 잇따라 나면서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궁금해하시는 분 많거든요.

물론 경주는 내륙에서 났고 울산은 해양에서 지진이 발생했지만 뭔가 연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먼저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으신 국민 여러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나라 영남지방 즉 양산단층을 중심으로 해서 일련의 단층들이 발달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밀양단층, 양산단층과 나란한 단층들이 동래단층, 일광단층 그리고 울산단층 이런 단층들이 많이 나있는데요. 이것들이 서로 같은 시기에 난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러한 단층들이 만들어진 지가 불과 2300만 년밖에 안 됐습니다.

동해가 일본이 떨어져 나가면서 동해가 형성될 때 그때 만들어진 아주 젊고 약한 단층이거든요. 마치 사람으로 치면 우리 피부에 깊은 상처가 난 것과 비슷해서 약한 충격에도 굉장히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러한 지역입니다.

[앵커]
그러면 앞으로도 양산단층에서 비롯된 추가 강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거기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우리가 계기지진을 한 지가 불과 50년도 안 됐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도 100년 조금 넘은 그러한 짧은 경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지진이 일어나는 전체 패턴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과연 이번에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판 경계부위인 일본이나 중국 지반에 비해서는 안전한 지역인 안전한 지역이고 그 지역들에 비해서는 커다란 지진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적었습니다.

다만 우리가 지진이라고 하는 것은 땅 속에 축적되어 있던 에너지가 그것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거거든요. 그 에너지는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쩌면 이번 지진이 안 났더라면 더 큰 지진이 향후에 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많았던 거죠. 그래서 이번 기회에 에너지가 많이 해소가, 잠정적으로 갇혀 있던 에너지가 해소가 되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단층에 갇혀 있던 에너지가 그 단층의 약한 부분을 뚫고 나오는데 이번에 뚫고 나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해소가 된 게 아니냐, 이렇게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하겠습니다.

[인터뷰]
그런 시각으로 저는 보고 있고요.

[앵커]
그런데 양산단층과 울산단층 같은 단층 명칭을 말씀하셨는데 약한 단층이다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이번 지진을 통해서 이런 단층들이 활성화되어 있는 그러니까 움직이는 단층이라는 걸 알게 된 건가요, 어떻습니까?

[인터뷰]
예전부터 그것은 연약한 지반이었고 그런 곳에서 활성단층들이 지표에서 상당수가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활성이냐 아니냐고 하는 것은 지금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고요.

이번 지진의 경우를 보면 단층 동쪽의 땅덩어리가 약 10도 남짓한 각도를 가지고요. 남쪽으로 빗껴 올라가는 형태로 났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지진이 1995년에 고베에서 있었거든요.

고베에서 규모 6.9의 그 당시 거의 한 4000명 정도가 사망했습니다. 그래서 규모가 지금보다 30배 이상 크지만 진원의 깊이도 비슷하고요. 약 15km 전후로 해서 일어났고요.

그런데 고베지진 때는 연약한 지반에서 액상화가 일어나면서 특히 매립토, 지반에서 액상화가 일어나면서 매립토 지역이 큰 피해를 당했습니다. 암반에서는 그런데 금이 가는 정도였고요.

그 당시 방문해서 살펴봤습니다마는 따라서 이번 지진에서도 그런 여진으로 이미 많이 약해진 곳이 좀더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요. 또 우리도 차제에 이러한 연약한 지반 이런 곳을 더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될 것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양산단층이나 울산단층이 약한 지반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그 지역에 방폐장이라든가 원전 등이 몰려 있는 건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아무래도 대책이 필요한 게 아닌가, 점검이 필요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제 또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우리 박사님께 몇 가지 여쭤보겠습니다. 지금 인터넷상에서도 그렇고요. 많은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게 이게 비슷한 시간대에 8시대였죠.

저녁 8시쯤에 지금 강한 지진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게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 것인가라는 궁금증들이 있는데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 인간 시간에 맞춰서 그런 지진들이 에너지가 해소된다고 하는 그런 근거는 없습니다.

따라서 만약에 그런 주기가 있다면 우리가 그 시간만 조심하면 될 텐데 실제로 우리가 알 수 없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어떤 장담도 할 수 없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시간대가 정말 비슷했는데 우연의 일치다 이런 말씀이시고 그러니까 지진이라는 게 예측하기 어렵겠죠. 그리고 또 궁금한 게 지금 저희가 전화연결에서도 앞서서 기자가 설명드렸는데 분명히 규모는 지난번보다 작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지난번보다 더 큰 진동을 느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이런 건 왜 그럴까요?

[인터뷰]
그것은 조금 아까 설명드린 대로 먼저 일어났던 지진으로 인해서 지반이 많이 약해져있거든요. 그런 곳에 마치 사람은 상처난 곳에 스치기만 해도 아프지 않습니까.

이미 그렇게 지반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그런 곳에 다시 한 번 비록 그보다 작은 진동이 오게 됐더라도 그만큼 상대적으로 더 느낄 수 있습니다.

[앵커]
이게 일맥상통한 부분인 것 같은데요. 지난주에 규모 5.8의 강진 이후에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수차례, 수백차례 여진이 계속된다면 또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거기에 대해서는 저희가 만반의 준비를 해야 됩니다. 특히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약한 지반의 매립토 지역이라든지 또 특히 그런 암반에 있다고 하더라도 위험한 공공시설들 이런 것들에 특히 유의해서 더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합심해서 그러한 대응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앞으로 우려되는 부분이 여전히 있습니다. 그렇다면 확실한 원인에 대해서 얘기를 해 주고 그래야만 앞으로의 전망도 정확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전망을 위한 분석이 어느 정도 걸릴 것으로 보십니까?

[인터뷰]
우리가 이번에 지진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우리가 많이 배워야 될 것입니다. 평상시에 우리가 안전에 대해서 무감했던 것에 대해서 우리가 다시 이런 재해에는 어떠한 예외도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일어날 수 있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지진은 이웃 일본처럼 그렇게 초대형 지진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그러한 규모의 지진이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평상시에 충분한 교육을 통해서 이러한 지진에 어떻게 대응해야 될 것인지 이런 것들은 평상시 훈련과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국민 여러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요. 두 번째는 전문가와 관계자분들이 이번 지진이 일어난 곳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또 건축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하면 그 피해의 특성이 과연 어떻게 나타나는가 해서 우리가 내진설계를 할 때 앞으로 어떤 점을 보강해야 될 것인지 이러한 점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연구를 해야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최대한 빨리 원인분석과 대책 그리고 대처 방안들에 대한 교육까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지질자원연구원 이윤수 박사님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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