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논평] 한-사우디, 원자력 협력 본격 추진...주요 내용은?

[과학 논평] 한-사우디, 원자력 협력 본격 추진...주요 내용은?

2015.11.27. 오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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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선,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

[앵커]
지난 화요일 '제1차 한·사우디 원자력 공동위원회'와 '제1차 SMART 운영위원회'가 개최됐습니다.

그래서 오늘 '과학 논평'에서는 양국 간 협력내용과 함께 우리나라의 원자력 현황과 발전 방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양대학교 김상선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먼저 이번 한·사우디 간 공동위원회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되었나요?

[인터뷰]
이번 공동위원회는 '한·사우디 원자력협력협정'에 따른 양국 간 원자력 협력 전반에 대한 의제들이 논의되었습니다. 이번 공동위원회는 1차 회의로서 실질적으로는 한·사우디 간에 본격적인 원자력 협력의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순방 기간에 서명된 'SMART 파트너십 양해각서'에 따른 본격적인 추진방안이 논의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며, SMART 관련해서는 앞으로 연 2회 정기적인 회의 개최를 통하여 성공적인 사업추진에 필요한 내용을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앵커]
지난 3월 한·사우디 간에 SMART 원전 상용화 공동추진을 위한 MOU' 체결 이후 SMART에 대한 관심이 큰데요. 기존 원자로보다 경량급으로 알고 있는데 SMART 원자로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SMART 원자로는 중소형 원자로로서 상용원전의 1/10 정도 용량인 100MW급 원자로를 말하며, 그동안 한국 원자력연구원이 중심이 되어 개발하여 2012년 표준설계인가를 받았습니다.

SMART 원자로는 전력생산은 물론 해수 담수화, 지역난방, 산업용 열 공급까지 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중동국가와 같이 인구분포가 분산되어 있고 국가 전역 전력망 구축이 힘든 곳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3월 MOU 체결 이후 9월에 건설 전 상세설계(PPE) 협약을 체결하고 앞으로 3년간 양국이 1억3천만 달러를 투입하여 상세설계를 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하여 한국이 3천만 달러, 사우디 측이 1억 달러를 각각 부담하게 됩니다.

참고로, SMART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사우디는 물론 중동시장에서의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등 180기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되는 세계 중소형 원자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우리나라의 원전수출이 이번이 처음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동안 어떤 성과들이 있었나요?

[인터뷰]
잘 아시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MB정부 시절에 아랍에미리트에 1,400MW급 한국형 원전 4기를 설계·건설하고 준공 후 운영지원 및 연료공급까지 하게 되는 초대형 원전 플랜트 일괄 수출 계약체결에 성공하였습니다.

건설 부문 계약 금액만 약 200억 달러 규모이고, 준공 후 60년 동안의 운영지원 등에 200억 달러를 합할 경우 4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그야말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사업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원전수입국에서 세계 6번째 수출국으로 변신하게 되었으며, 이는 미국의 도움으로 1959년 서울 태릉 원자력 연구소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 건설 이후 불과 50여 년 만에 이룩한 쾌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요르단에 1,500억 원 규모의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하여 내년 2월이면 핵연료를 장전해 시험 가동한 후 여름쯤 준공될 예정이며, 지난해에는 원자력 선진국인 유럽의 네덜란드에도 250억 원 규모의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하였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원전기술 수준이 대단하다고 생각되는데요. 그렇다면 국내 원전 현황은 어떻습니까?

[인터뷰]
우리나라 원전은 현재 고리, 월성, 한빛, 한울 각 6기씩 총 24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설비용량은 전체의 약 22.5%를 점유하고 있으며, 총 발전량 기준으로는 약 3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원자력발전 설비용량 및 발전량 기준으로 볼 때 세계에서 5번째 원자력 강국입니다.

참고로, 정부의 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오는 2035년까지 15기를 추가하여 총 발전설비용량의 약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설비용량 및 발전량 기준은 물론 기술 수준, 안정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수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원자력 강국이라고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한 수준입니다.

앞에서 소개해드린 상용원전 및 연구용 원자로 수출사례가 이를 잘 입증해주고 있습니다.

[앵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 원자력 발전에 대한 걱정들이 많은데요, 안심해도 될까요?

[인터뷰]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 시설이 후쿠시마 원전과는 달라 안전하다고 합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 지진이나 해일에 대비한 안전성을 대폭 강화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전원 없이도 작동되는 수소제거설비, 이동형 발전차량의 안전설비 대폭 강화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울러 원전에 대한 불안감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렇지만 막연한 불안감 또는 막연한 원전거부반응은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오히려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위기는 기회라는 말도 있듯이, 원자력 안전성과 성능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 올려서 (1) 국내 에너지 문제 해결은 물론 (2) UAE 원전수출을 시작으로 날로 확대되고 있는 세계원전시장에 진출하는 한편 (3) 지구온난화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일부에서는 원전 대신에 대체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잘 아시다시피 대체에너지는 지금까지 알려진 화력, 원자력 외에 태양열, 풍력, 조력, 지열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대체에너지를 기존의 화석에너지 또는 원자력 에너지의 대안으로 검토할 수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아직 기술성, 경제성 등의 문제로 인하여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체에너지 비율은 전체 에너지의 2~3%에 불과한 실정이며 그나마 이들 대체에너지의 80% 정도는 쓰레기 소각 등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미래에는 우주 태양열 발전, 핵융합 등 새로운 에너지원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현재로써 우리가 필요한 에너지의 96%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할 때 대안이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

따라서 대체에너지의 지속적인 개발 노력과 함께, 이미 세계 최고수준에 도달한 우리의 원전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원전에 대한 희망적인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요. 동시에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앞으로 원자력 분야에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인터뷰]
국내 에너지의 96%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여건과 지구온난화 문제 등을 생각할 때 원자력 발전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그동안의 노력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안전성과 기술 수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초등학교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원자력 바로 알리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하여 원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덜어드려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원전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하여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SMART 수출만 해도 특정 부처와 기관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관련 부처와 기관이 힘을 합하여 하나가 된 국가프로젝트가 될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세계 최고의 안전성과 성능을 자랑하는 차세대 원전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한편 사용 후 핵연료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지혜를 모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SMART 원자로 수출과 국내 원전 현황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한양대학교 김상선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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