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수술도 거뜬히 받는 '건강 노인' 비결은?

암 수술도 거뜬히 받는 '건강 노인' 비결은?

2015.10.02. 오후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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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노인의 날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실제 나이보다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는 것, 어르신들의 한결같은 바람일 겁니다.

국내 한 병원이 노인 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순 나이가 아닌, 종합적인 건강 정도, 이른바 '노쇠 정도'를 검사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고 있는데요.

암 수술도 거뜬히 받을 수 있는 건강 노인의 비결은 뭔지, 박조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얼마 전 위암 1기 판정을 받은 81살 이장희 할아버지입니다.

처음엔 앞이 깜깜했지만, 왠지 이것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란 긍정 마인드가 생겼습니다.

[이장희, 81살, 위암 1기 환자]
"며칠 전까지도 잠잘 때 잠이 덜 오고 자꾸 깨고, '내가 왜 암이 걸리지, 내가 왜 그렇지?' 그랬는데 이렇게 보니까 암도 고칠 수 있을 거 같아요."

단 하나 걸리는 것이 있다면, 여든을 넘긴 나이입니다.

보통 나이가 들수록 기력이 떨어져 수술 뒤 회복도 느리고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을 거란 생각에서입니다.

[강금선, 환자 보호자]
"위 절제를 하고 나서 그 사후가 너무 걱정이 되는 거예요. 워낙 건강하시니까 어떤 수술이든 수술은 이겨낼 텐데 그 다음을 아버지가 이겨내실까…."

하지만 노인 암 환자의 수술 성공 여부는 단순히 나이에 달려 있지 않았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연구 결과입니다.

암 수술을 앞둔 여성 노인환자 280여 명의 노쇠 정도를 0부터 15까지 분류했습니다.

동반질환과 영양 상태, 근력은 기본이고 혼자 일상생활을 어느 정도나 할 수 있는지와 우울증, 정신 건강 상태도 검사했습니다.

이 중 어느 하나만이 아니라, 종합적인 평가가 좋을수록 건강 노인, 나쁘면 노쇠 노인으로 분류하는 겁니다.

실제로, 건강노인은 암 수술 뒤 합병증에 걸린 경우가 불과 3% 정도였지만, 노쇠 노인은 30%에 달했습니다.

반대로, 나이가 60대 중반 정도에 초기 암 등 비교적 덜 위험한 수술을 받았더라도, 노쇠 정도가 높으면 수술 결과가 나빴습니다.

[김선욱,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병내과 전문의]
"일상생활을 잘 영위할 수 있고 근육량도 충분하고 인지 기능도 좋고 우울증도 없고 이런 분들 같은 경우는 81세라도 위암 수술을 잘 받으실 수 있거든요."

결과적으로 노인들이 예상치 못한 질병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나이가 아니라 실제 몸과 마음이 얼마나 건강한지가 좌우한다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건강할 때 금연과 절주,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를 생활화하는 것이 건강한 노후의 필수조건입니다.

YTN 박조은[jo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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