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ICT 기술의 만남, '푸드 테크'

음식과 ICT 기술의 만남, '푸드 테크'

2015.08.03. 오후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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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ICT 트렌드를 소개해 드리는 'ICT 포커스'시간입니다. IT 칼럼니스트 이요훈 씨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인터뷰]
음식 속에 담겨있는 ICT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실 '요리는 과학이다, 이런 이야기는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실제로 음식 산업이 지금만큼 발전하게 된 배경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뒷받침되고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 텐데요. 최근에는 음식 산업에 ICT 기술까지 결합 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최근 음식에 IT 기술이 적용된 '푸드 테크'가 주목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푸드 테크'가 무엇인지부터 알려주시죠.

[인터뷰]
'푸드 테크', 말 그대로 음식과 기술을 결합한 단어죠. 그러니까 요리를 한다거나, 맛집을 검색한다거나, 아니면 음식 배달을 시키는 등 우리의 먹는 생활에 IT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영역을 '푸드 테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급부상한 분야인데요.

한국과 중국에서는 배달 앱이 가장 유명한 푸드 테크 분야이지만, 실제로 푸드 테크는 이렇게 기존에 있던 서비스를 모바일 서비스로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푸드 테크는 재료를 공급하는 단계부터 분석하거나 새로운 움식 재료를 만들어내는 것부터 시작해, 요리를 테마로 한 스타트 업 기업들, 그리고 그것을 공급하고 배달해주는 서비스까지 음식 산업의 거의 모든 분야가 포함되는, 새로운 하나의 생태계라고 보셔도 될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음식 재료를 만들어내기도 하나요?

[인터뷰]
우리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스타트 업 기업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좀 더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식 재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인데요.

예를 들어 '햄튼 크릭 푸드'라는 곳에서는 식물성 재료를 이용해 달걀을 만듭니다. 빌 게이츠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도 유명한 회사인데요. 여기서 만든 '비욘드 에그'라고 불리는 이 달걀은 주 성분이 콩과 해바라기 기름 등입니다.

실제로 이 달걀을 이용해 만든 쿠키나 머핀은 진짜 달걀을 이용해 만든 쿠키와 똑같은 맛을 냈다고 하는데요. 이미 30여 개의 나라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비슷한 이름을 가진 '비욘드 미트'라는 제품도 있습니다. 콩을 이용한 닭고기와 쇠고기를 만들고 있는 회사인데요. 사실 콩을 이용한 고기 제품들은 그전에도 많이 나왔었잖아요? 그런데 이 제품은, 실제 고기와 비교해도 그 맛이나 식감을 구별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제품을 먹어본 사람들의 리뷰를 봐도 맛이 상당히 뛰어나다고 하네요.

이와 함께 치즈나 기타 단백질이 들어가는 많은 제품에 대해, 대체 재료도 개발 중입니다.

[앵커]
식물성 고기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식물성 음식 재료를 시도하는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그동안 축산업이 성장하면서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피해를 줬다는 거죠. 축산업에서 나오는 재료들을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되면, 그만큼 친환경적이고 사람의 몸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더 값싼 고기를 공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른 한편으론 기술 발전에 따라 실제 고기와 비슷한 맛을 내는 것이 가능하겠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는 것에 있습니다. 예전엔 단순히 콩 단백질을 이용해서 고기를 만들었다면, 이젠 거의 분자레벨로 재료를 분석해 비슷한 맛을 내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거든요. 이 푸드 테크 스타트 업들은 겉으론 작은 기업으로 보이지만, 실제론 제약 회사 하나에 필적하는 연구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굳이 먹는 고기가 아니더라도 쓸 수 있는 분야가 은근히 많습니다. 앞서 소개한 '비욘드 에그'라는 제품은 진짜 달걀처럼 생긴 제품은 아니거든요. 대신 이 제품을 이용해 '계란이 안 들어간 마요네즈'나 '계란이 안 들어간 쿠키 도우'를 만들어서 팝니다. 계란이 없어도 그것과 똑같은 맛을 낸다고 자랑하면서요. 미국에선 실제로도 상당히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푸드 테크'가 요리를 할 때는 어떤 도움을 주나요?

[인터뷰]
좋은 재료를 갖출 수 있다면 다음으로 좋은 음식을 요리하는 일이 남았죠? 요리를 도와주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나와 있습니다.

먼저 이케아에선 몇 달 전 '이케아 컨셉 키친 2015'라는 영상을 발표했습니다. 대학생과 디자인 회사와 함께 작업해, 미래형 주방의 모습을 제시한 것인데요.

영상을 보시면 주요 주방 기기가 테이블 위에 내장되어 있고, 테이블 위에 달린 프로젝터가 요리에 따라 필요한 재료와 조리 방법을 제시해서, 그대로 따라하면 되는 주방의 모습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진짜 이런 테이블이 있다면 남자들도 혼자서 요리를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쉬운 요리도 좋지만, 사실 요리를 할 줄 알아도 '오늘 뭐 해 먹지?'라 고민은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요리하시는 분들의 가장 큰 고민일 텐데요. 만약 어떤 요리를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 싶으신 분들은 인공지능 컴퓨터의 도움을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셰프 왓슨이라 불리는 이 서비스는 IBM의 인지 컴퓨팅 솔류선 왓슨이 요리 잡지 '본 아뻬띠'가 가지고 있는 1만여 개의 레시피를 학습하면서 얻은 지식이 담긴 서비스인데요- 자신이 가진 지식에 사용자의 의견, 음식 간의 궁합 등에 대한 정보를 더해 다양한 요리법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것도 너무 복잡하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는 '플레이티드'라는 서비스가 준비되어 미국의 일류 요리사들이 매주 제안하는 7가지 요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그 요리의 재료와 조리법을 원하는 날짜에 집에 배달해주는 서비스인데요, 한 달에 4번 주문할 수 있고 가격은 한 달에 60달러입니다. 한번에 15달러 정도로 일류 요리사의 레시피와 재료를 한 번에 받아 볼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서비스를 한국에서 이용할 수는 없을까요?

[인터뷰]
한국에선 주로 배달 서비스나 레스토랑 검색 및 예약 서비스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서비스는 '해먹남녀' 입니다. 해먹남녀는 최근 직접 요리하는 붐이 일고 있는 트렌드를 따라, 쉽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레시피를 검색해서 볼 수 있는 서비스인데요.

인기 요리 프로그램에 나온 레시피를 그때그때 알려주고, 취향 및 목적, 냉장고에 남아있는 재료, 상황에 맞는 맞춤형 검색 기능을 지원해 빠르게 필요한 레시피를 찾아볼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100여 명의 요리 블로거들과 제휴해 다양한 스타일의 요리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네요.

'헬로 네이처'에서는 지역 농가에서 상품을 직송해,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사실 산지에서 파는 식 재료를 배송해주는 서비스는 그동안 많이 있었습니다. 일종의 직거래죠. 그런데 직거래는 일단 소량으로 사기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이 서비스인데요. 주문을 받으면 수확해서, 생산자의 이름을 걸고 직접 배송을 해줍니다. 아직 강남, 송파, 서초 등에만 배송이 가능한 상황인데요. 앞으로 배송지역을 점점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푸드 테크는 어떻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시나요?

[인터뷰]
푸드 테크는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분야이지만, 실제 연구는 전부터 오랫동안 진행됐습니다. 앞으로는 각종 센서를 이용해 내가 먹을 먹거리들이 어떻게 자라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면서, 유명 셰프가 추천해주는 레시피에 맞게 생산자에게 직배송 받아서 로봇이 대신 요리해주는 그런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그와 함께 남은 음식을 공유하거나 서로의 레시피를 자랑하는 등 여러 가지 변화가 찾아올 텐데요- 요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 기대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친환경 식 재료를 구하는 방법부터 레시피까지 알려주는 '푸드 테크'를 통해 새로운 요리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네요. 지금까지 IT 칼럼니스트 이요훈 씨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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