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화재, 에어커튼으로 대피 시간 늘린다

지하철 화재, 에어커튼으로 대피 시간 늘린다

2015.04.28. 오전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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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터널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불이 나면 연기와 함께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퍼져 피해가 커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른바 '에어 커튼'을 쳐 유독가스가 번지는 것을 지연시키고 대피 시간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습니다.

이동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사망자 192명 대부분이 연기에 질식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하철 내부가 타면서 생긴 유독가스가 승강장까지 가득 차면서 대피하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은 것입니다.

이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불이 나면 뜨거운 연기가 순식간에 퍼져 질식이나 흡입성 화상의 원인이 됩니다.

[인터뷰:이태원, 건기연 화재안전연구소장]
"터널과 같은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연기에 질식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밀폐된 공간의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에어커튼으로 연기의 흐름을 막는 시스템이 개발됐습니다.

터널 안에 불을 낸 뒤 에어커튼을 작동해봤습니다.

3분 정도 지나자 터널 안은 연기로 가득 찼지만 에어커튼이 설치된 곳은 숨 쉬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에어커튼이 연기를 한 번 차단하면 새나가는 연기의 30%는 아래에서 빨아들여 터널 밖으로 빼내 줍니다.

여기에 대피 방향과 반대로 고르게 압력을 가해주면 새나오는 연기를 다시 한번 막을 수 있습니다.

3단계에 걸쳐 연기가 퍼지는 것을 막아 대피 시간을 10분 이상 벌어주는 것입니다.

[인터뷰:유용호, 건기연 수석연구원]
"에어커튼 내부와 외부 온도 차가 최고 170도 이상 났고, 유독가스는 에어커튼이 작동되면 10ppm 이하로 유지되면서 비교적 쾌적한 상태로 피난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진은 현재 설계 중인 제주-목포 간 해저터널을 시작으로 지하철 승강장과 지하 쇼핑몰 대피구역 등에 이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YTN science 이동은[d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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