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폭력 그만" 美 의사가 피 묻은 수술복 사진 올린 이유

"총기 폭력 그만" 美 의사가 피 묻은 수술복 사진 올린 이유

2018.11.14. 오후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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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폭력 그만" 美 의사가 피 묻은 수술복 사진 올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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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부 의사들이 미국 총기협회(NRA)에 반발해 피 묻은 수술복 사진을 올리는 등 논쟁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이하 현지 시각) 영국 BBC는 미국 총기협회가 공식 트위터에 "잘난 체하며 총기를 반대하는 의사들은 당신들 영역이나 지켜라"라는 글을 올리면서 총기 폭력에 대한 미국 내 논쟁이 촉발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술집에서 20대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사망한 이후 올라온 트윗이다.

트윗에 반발한 유타주의 외과의사 데이비드 모리스는(42) 자신의 트위터에 피범벅이 된 수술복 사진을 올리면서 "환자의 사진을 올릴 수 없기에 내 셀카를 올린다"며 "이 사진이 바로 우리의 영역을 보여준다"고 총기협회를 저격했다.

이 사진은 3만 번 이상 공유됐다. 데이비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신들이 움켜쥐고 있던 심장이 멈추는 걸 본 적이 없다면, 우리에게 '영역'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외과 의사 스테파니 본 역시 트위터에 "내 영역은 화를 참지 못한 애인에게 총을 맞은 임신한 여성이다"라며 "여성은 살았다. 배 속 아기가 대신 총알을 맞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스테파니는 "당신들은 총에 맞은 아기를 꺼내 본 적이 있나? 이게 내 영역이다"라고 일갈했다.

응급의 엘리 월러스는 "피 묻은 신발을 닦은 뒤에 17살 아들을 잃은 엄마에게 가서 다시는 아들을 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봤는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엘리는 "그것이 바로 나의 영역이다. 하루만 와서 나와 일해보면 총기 폭력이 미국에 끼치는 영향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7만여 명의 의사들이 '#ThisIsOurLane'(이것이 나의 영역이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총기 폭력을 규탄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연구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평균 8,300여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총상을 입고 응급실을 찾았다. 하루 평균 22명꼴이다.

데이비드는 "단순히 총기와 총기협회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폭력을 반대한다. 폭력이 진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총기 폭력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하기 위해 과학적인 접근을 해보길 원한다"며 총기 폭력을 공중 보건 비상사태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
(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Twitter @traumad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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