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 동원' CCTV 공개...에르도안 "카슈끄지 계획 살인"

'대역 동원' CCTV 공개...에르도안 "카슈끄지 계획 살인"

2018.10.24. 오전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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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계획적으로 살해됐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우디 측이 카슈끄지의 대역까지 동원한 사실을 보여주는 CCTV 화면도 새로 공개됐습니다.

황보선 유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일 오후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갑니다.

한 시간 반 뒤 비슷한 옷차림의 남성이 밖으로 나오는데, 카슈끄지가 아니라 사우디 요원이 연출한 대역입니다.

사우디 영사관 측이 카슈끄지가 일을 보고 곧바로 나갔다는 근거로 제시하려고 준비한 CCTV 화면으로 보입니다.

터키 수사 당국은 이 화면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 앞서 언론에 흘렸습니다.

의회 연단에 선 에르도안 대통령은 실제로 카슈끄지가 치밀한 계획에 따라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먹다짐 중 우발적으로 숨졌다는 사우디 정부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겁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 터키 대통령 : 이 살인은 순간적으로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 계획된 작전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증거가 한둘이 아니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카슈끄지 실종 당일 사우디 총영사관 감시카메라의 하드 드라이브가 제거됐고, 전날에는 총영사관 직원들이 모처를 사전 답사한 것도 그중 하나라며, 이를 지시한 사우디 고위층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 터키 대통령 :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몇몇 정보 요원들만 체포했다고 우리 터키나 국제사회를 만족하게 할 순 없습니다.]

또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국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사우디에서 체포된 관련자 18명을 터키 재판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터키는 구체적인 물증으로 압박하고, 국제사회는 철저한 재조사를 촉구하는 가운데 수세에 몰린 사우디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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