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전기가 없어요" 저녁까지 홀로 학교에 남은 학생

"집에 전기가 없어요" 저녁까지 홀로 학교에 남은 학생

2018.09.17. 오후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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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전기가 없어요" 저녁까지 홀로 학교에 남은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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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케손 주의 한 학생이 저녁까지 홀로 학교에 남아 숙제를 하는 모습이 현지 누리꾼들을 울리고 있다.

지난 13일(이하 현지 시각) 말루삭 고등학교 학교 교사 마크 피 오르틸 포나스도로(Mark Pee Ortil Pornasdoro) 씨는 이 학교 11학년 학생인 제릭 레예스(Jeric Reyes)의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마크 씨는 모든 수업 일정이 끝난 오후 7시 30분쯤, 교실에 홀로 있는 레예스를 발견했다. 필리핀을 강타한다고 예보된 태풍 '망쿳'에 대비해 학교 이곳저곳을 살피던 중이었다.

레예스는 이날 마크 씨로부터 받은 숙제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놀란 마크 씨가 자초지종을 묻자 레예스는 "집에 전기가 없어서 학교에서 숙제해야 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크 씨가 저녁을 먹었는지 걱정했고, 레예스는 "몇 문제만 더 풀면 다 끝난다"면서 오히려 태연하게 말했다. 실제로 레예크는 숙제를 마치고 오후 8시가 되기 전 학교를 떠났다고.

"집에 전기가 없어요" 저녁까지 홀로 학교에 남은 학생

(▲ 누리꾼들의 응원 글을 보고 있는 레예스. 마크 씨는 레예스의 사연이 화제가 되자 그에게 페이스북을 보여줬다.)

마크 씨는 "레예스는 숙제를 마친 뒤에 저녁을 먹겠다고 했다. 마치 이런 고통과 굶주림이 그에겐 익숙한 것 같았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마크 씨에 따르면 레예스가 사는 바랑가이 마을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이곳 사람들은 램프를 사용한다.

그는 "시간이 늦더라도, 배가 고프더라도 레예스는 공부하고 배우기 위해 학교에 남았다"며 "아주 숭고한 일"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레예스와 같은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교사라는 직업에 매우 만족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마크 씨가 올린 이 게시물은 17일 현재 26만 개의 '좋아요'를 받았고 5만 번 이상 공유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를 본 현지 누리꾼들은 "지금은 배가 고프겠지만, 꿈으로 가득 차 있는 학생 같다. 아이를 위해 기도하겠다", "이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좋은 방향으로 살아가길 바란다"와 같은 응원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YTN PLUS
(mobilepd@ytnplus.co.kr)
[사진 출처 = Facebook 'Mark Pee Ortil Pornasdo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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