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애국가 제창 거부한 소녀에게 쏟아진 비난

호주에서 애국가 제창 거부한 소녀에게 쏟아진 비난

2018.09.14. 오후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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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애국가 제창 거부한 소녀에게 쏟아진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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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9살 소녀가 호주 국가 제창을 거부하면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논쟁의 중심에 선 소녀 하퍼 닐슨은 1984년 호주 국가로 정식 채택된 "호주여 굳세게 전진하라"에 담긴 가사가 원주민의 역사를 무시하고 있고, 호주로 이주한 백인의 역사만을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닐슨은 "가사 중에 우리는 젊다(we are young)는 가사가 지난 5만 년간 이 땅에 살아온 호주 원주민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유럽에서 건너와 이곳에 정착한 백인만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호주 국가의 적합성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닐슨이 불을 붙였다. 닐슨의 행동은 인종 차별에 항의해 국가 제창 중에 무릎을 꿇은 전 미국 프로풋볼 선수 콜릭 캐퍼닉의 행동과 같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호주 정치인까지 이 논쟁에 가세했다. 호주 극우 정당 원네이션 대표 홀린 핸슨은 페이스북을 통해 닐슨을 "버르장머리 없다"고 말하며 "학교에서 제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닐슨의 부모가 아이 교육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면서 아이를 발로 차 혼쭐을 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도 우파로 분류되는 국민당의 제러드 블레이지 의원도 "아이가 부모의 의견에 따라 정치적으로 이용당한 것"이라면서 "아이가 버릇없이 행동하면 정학을 시켜야 마땅하다"고 썼다.

그러나 닐슨의 아버지 마크 닐슨은 "내 아이는 신념을 갖고 용기를 냈다"면서 "딸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아이를 퇴학시키거나 정학시키라는 거친 주장에 쏟아지자 닐슨이 다니는 캔모어 사우스 스테이트 스쿨은 "우리는 학생과 가족의 다양한 관점을 지지하는 포용적이고 관용적인 학교"라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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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ilepd@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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