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트럼프-김정은 2차 담판 가시화...워싱턴 회담할까

[취재N팩트] 트럼프-김정은 2차 담판 가시화...워싱턴 회담할까

2018.09.12. 오후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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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트럼프 대통령이 화답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시화됐지만 가야 할 길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타결짓기 위한 여건이 성숙해야 하고, 그에 따라 시기와 장소도 맞물려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 얘기 나눠봅니다. 김희준 특파원!

2차 북미정상회담은 북미 두 정상 간 본격적인 핵 담판이 될 전망이죠?

[기자]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은 두 정상의 역사적인 첫 만남 자체의 의미가 컸습니다.

당시에 '세기의 핵 담판'이란 이름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상 비핵화 문제에서 진전이라 할 만한 합의는 없었습니다.

북미 정상 공동 합의문 4개 항은 한반도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 북미 관계 개선 등 원론적 합의에 그쳤습니다.

그리고 그 합의마저도 지난 3개월 동안 큰 진전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체제안전보장 조치는 제자리 걸음이었니까요.

이런 가운데 가시화된 2차 북미정상회담은 이렇게 교착된 비핵화 문제를 위에서 아래로 그러니까 '톱다운'방식으로 푸는 계기가 될 겁니다.

따라서 회담이 열린다면. 그동안 북미가 서로 양보하지 못한 핵 시설 신고를 비롯한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으로 대표되는 체제안전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진전을 이끌어 내는 2차 핵 담판 본 라운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북미 정상회담까지 징검다리로서 남북정상회담이 무척 중요할 것 같습니다. 북미 간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다음 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는 적지 않게 무거울 것입니다.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 교환을 놓고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한 북미 양측을 중재해 다시금 대화 테이블에 앉게 하고, 나아가 비핵화 협상 타결에 이르러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로 나아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북한은 동창리 핵실험장 폐기 등을 내세워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했다며 미국이 체제안전보장 등 성의를 보일 때라고 주장하고, 미국은 핵 시설 신고와 검증 동의 등 북한이 한 발 더 나아간 비핵화 행보가 필요하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교집합을 찾아낼지가 관심입니다.

이에 따라 핵 신고 과정을, 핵 시설· 핵무기·핵 물질 등으로 세분화해 각 과정마다 미국의 보상을 명시하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당초 우리 정부 대북 특사단은 북한의 핵 신고 약속을 받아낸 뒤 이를 종전선언으로 이끄는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측은 단계적, 동시적 행동 원칙을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앵커]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의제와 함께 장소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과연 김정은 위원장이 워싱턴을 찾아 회담할 가능성 얼마나 있을까요.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로는 현재 워싱턴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6·12 정상회담 뒤 싱가포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2차 회담을 워싱턴에서 열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저도 그 현장에 있었습니다만,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북핵 문제의 진전을 과시하며 극적인 효과를 노리고 싶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 지도자가 처음으로 자신을 찾아 미국으로 오는 모습을 원할 것이란 관측에서 워싱턴이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김 위원장에게는 70년을 대립해온 적진 미국을 찾아간다는 데 대한 명분이 필요하고, 장거리 비행편 마련의 부담도 적지 않은 만큼 그에 상응하는 미국 측의 선물 혹은 양보가 있어야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반면,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평양행을 택해 또 하나의 드라마를 연출하려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강경파 등의 거부 반응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시기는 다음 달 10월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기는 다음 주 남북정상회담과 그 한 주 뒤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결과와 연동돼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에서의 중재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조치라고 내세울 만한 것을 받아내고, 이를 토대로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의 상응하는 조치를 끌어내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건은 무르익습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진전된 비핵화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회담은 10월, 다음 달 열릴 공산이 큽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11월 6일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지난 집권 2년 동안 북핵 문제와 경제 등의 성과를 과시하려면 10월 하순 2차 북미정상회담만큼 호재가 없기 때문입니다.

북미 협상 진전을 통한 북한의 경제발전이 절실한 김정은 위원장이나, 연내 종전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려는 우리 정부로서도 비핵화 협상 진전의 동력을 잃지 않으려면 2차 북미정상회담의 10월 개최 카드가 바람직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만약 이 시기를 놓친다면 한반도 정세, 북미 협상 국면은 급격히 얼어붙겠지요.

[기자]
우려되는 것은 북미 간 교착국면이 길어져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넘길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시급성을 잃는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북핵 문제가 미국 중간선거에서 큰 요인은 아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는 호재로 삼으려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카드를 흔든 한 요인은 최근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출간한 서적에서 백악관 난맥상을 들춰내며 처한 정치적 위기의 탈출구로 삼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조율이 실패해, 연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도 무산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 선거를 마친 뒤 내년까지 시기를 저울질하며 북미 재협상 동력은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희준 워싱턴 특파원과 북미정상회담의 장소와 시기 등 궁금한 점에 대해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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