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 "로힝야족 사태 책임자 법정에 세운다"

국제형사재판소 "로힝야족 사태 책임자 법정에 세운다"

2018.09.07. 오후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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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얀마 로힝야족 학살 사태 책임자들이 국제형사재판소, ICC의 법정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ICC는 이 사태에 대한 사법관할권이 있다고 판단을 내렸다며 조만간 조사에 착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황보선 유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8월 미얀마 정부군이 로힝야족 반군 소탕 작전을 벌이면서 수천 명이 죽고 70만여 명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집단학살과 성폭행 등 끔찍한 반인륜 범죄가 자행됐습니다.

유엔 등 국제사회가 강하게 비판했지만,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과 군부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 ICC가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나섰습니다.

ICC는 이 사태에 대한 사법관할권을 갖고 있다며 책임자들을 법정에 세우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미얀마가 ICC의 회원국이 아니지만, 로힝야족 사태가 번진 이웃 국가 방글라데시가 ICC 회원국이라는 게 판단 근거입니다.

[질베르 비티 / 국제형사재판소 고문 : 국제형사재판소는 로힝야족을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추방한 사건에 사법권이 있다고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ICC는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집단학살과 성범죄 의혹을 반인도적 범죄로 보고 조사에 착수할 전망입니다.

미얀마는 그동안 자국이 ICC 회원국이 아님을 내세워 ICC가 로힝야족 사태에 대한 사법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ICC는 예비조사를 통해 미얀마 군부의 범죄 혐의가 뚜렷해지면 정식 수사를 거쳐 책임자들을 법정에 세우는 절차를 밟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얀마 정부의 태도로 미뤄 ICC가 적극적인 협조를 얻지는 못할 전망입니다.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은 지난달 10일 로힝야족 집단학살 책임자를 국제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ICC 검사장의 요청을 '쓸데없는 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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