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끝을 위해" 루게릭 투병 아내 업고 여행하는 남편

"행복한 끝을 위해" 루게릭 투병 아내 업고 여행하는 남편

2018.09.04. 오후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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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끝을 위해" 루게릭 투병 아내 업고 여행하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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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과 싸우는 아내를 업고 중국 곳곳을 여행하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일(현지 시각) 중국일보는 지난 7월 말 중국 안후이성 황산을 등반한 왕 샤오민, 유 용화 부부를 소개했다. 왕 씨는 아내 유 씨를 업고 12시간 동안 1,864m 높이의 황산을 올랐다.

유 씨는 지난 2014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루게릭병은 신체 운동신경 세포가 사멸하는 질환으로, 점차 사지가 위약해지고 결국 호흡근이 마비돼 수년 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유 씨 역시 3년에서 5년 정도 더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선고를 받았다.

남편 왕 씨는 "우리는 그 말을 믿지 않았고, 2년 동안 절망에 빠져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내가 병에 걸린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걸 깨닫자마자 우리는 함께 여행하면서 행복하게 아내의 삶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투병 전까지는 여행을 제대로 못 해봤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왕 씨는 아내 간호와 여행을 위해 운영하던 물류 회사도 문 닫았다.

아내의 건강이 시간이 갈수록 악화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왕 씨는 가장 여행하기 힘든 곳을 2016년 첫 여행지로 택했다. 티베트 자치구와 칭하이성이었다. 당시만 해도 몸무게가 50kg였던 유 씨는 이곳에서 남편과 한 달간 여행했다.

그 이후에도 부부는 닝샤후이족 자치구, 광시 좡족 자치구, 안후이성 등을 함께 돌아봤다. 왕 씨는 "가족으로서 아내와 함께 여행하고 보살피는 것은 나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여행하면서 그동안 번 돈과 친구에게 빌린 돈을 거의 다 썼다. 더 많은 곳을 여행하려면 돈을 아껴야 해서 종종 텐트에서 밤을 보낼 때도 있었다.

처음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을 때만 해도 유 씨 스스로 생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판정 후 4년여가 지난 지금은 몸무게가 30kg대로 줄었고,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왕 씨가 직접 업고 다닌다고.

왕 씨는 "아내와 24시간 함께 하고 있다. 아내의 눈을 보고 원하는 것을 추측하곤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왕 씨는 "우리 부부는 다음 여행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베이징에 있는 만리장성을 둘러보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유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 상태가 호전되면 최대한 빨리 베이징에 가겠다"고 말했다.

YTN PLUS
(mobilepd@ytnplus.co.kr)
[사진 출처 = China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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