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해 혐의 여성들 사실상 유죄판결...내달 최종 선고

김정남 살해 혐의 여성들 사실상 유죄판결...내달 최종 선고

2018.08.16. 오후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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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동남아시아 출신 여성들에게 사실상의 유죄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오늘 열린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에게 마지막 변론을 지시했습니다.

말레이시아 법 절차상 최후 변론 지시는 새로운 반증이 제시되지 않으면 유죄가 확정되는 상황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재판부는 다음 달쯤 이들의 최종변론을 들은 뒤 형량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말레이시아 형법은 고의적 살인의 경우 예외 없이 사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유죄가 인정되면 피고인들은 교수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주범격인 북한인 용의자들과 함께 "잘 짜인 음모에 따라 조직적으로" 김정남을 살해했다면서 "피고인들이 정치적 암살에 이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를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피고인은 지난해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이들은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들의 말에 속아 살해 도구로 이용됐다고 주장해 왔으며, 이들에게 VX를 주고 김정남의 얼굴에 바르도록 지시한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했습니다.

7개월간 진행된 이번 재판에는 증인 34명이 출석했으며, VX 잔여물이 묻은 옷가지와 손톱 등 230여 점의 증거물이 제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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