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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 의병장 민긍호 외손자' 카자흐 피겨 스타 데니스 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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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8-07-20 13:06
앵커

항일 의병장, 민긍호의 고 외손자이자, 카자흐스탄의 피켜 스타인 데니스 텐이 괴한에게 피습당해 숨졌습니다.

평소 한인의 후손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던 선수였기에 더욱 안타까움이 큰데요.

국제부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김웅래 기자!

우리 시간으로 어젯밤에 비보가 전해졌는데요, 우선 어떻게 된 일인지, 사건 개요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현지 시간으로 어제 오후 3시쯤 벌어진 일입니다.

데니스 텐의 승용차가 알마티의 '쿠르만가지-바이세이토바'라는 거리에 주차돼 있었는데요,

괴한 2명이 이 차의 사이드미러를 훔치려다 이를 제지하는 데니스 텐과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데니스 텐이 괴한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렸습니다.

데니스 텐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현지 의료진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예르찬 쿠티기친 / 알마티 중앙병원 의사 : 2시간 이상 심폐소생을 시도하는 등 데니스 텐을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불행하게도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당시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은 데니스 텐의 한쪽 다리에서 피가 많이 났다고 말했는데요.

현지 보건당국은 데니스 텐이 과다 출혈 때문에 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살해 용의자들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겁니까?

기자

카자흐스탄의 내무부 장관과 보건부 장관이 직접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아직 검거됐다는 소식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현지 언론이 사건 직후 현장을 빠져나가는 용의자들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검은 검은티와 흰티를 입은 남성 2명이 용의자들입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걸어가는데요.

현지인들은 도둑질하다 나라의 스포츠 영웅을 숨지게 해놓고 태연한 모습을 보인 용의자들에게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앵커

숨진 데니스 텐, 잘 알려진 것처럼 의병장의 후손이죠.

아마 그래서 더욱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데니스 텐이 평소 한인의 후손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겼다고요?

기자

저희 YTN은 지난해에 고려인을 주제로 한 특집 다큐멘터리 3부작을 제작했었는데요.

이때 중앙아시아 현지에 정착한 대표적인 고려인들을 취재하면서 데니스 텐을 만났습니다.

데니스 텐은 자신의 고조할아버지가 대한제국 시절 항일 의병장이었던 민긍호 선생이라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당시 인터뷰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데니스 텐 (지난해 7월, YTN '고려인 특집' 출연 당시) : (가족들이 고조할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는데) 청소년이 되기 전까지는 그렇게 귀담이 듣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저 동화처럼 느꼈죠. 그런데 고조할아버지가 저희 가족에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되니 그 가족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이 들더라고요.]

고조할아버지를 잊지 않는 한국에 대한 감사함, 그리고 잊혀가는 다른 영웅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늘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데니스 텐 (지난해 7월, YTN '고려인 특집' 출연 당시) : 고조할아버지의 역사를 지켜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분명 어딘가엔 잊혀져가는 영웅들도 있을 것이란 말이에요.]

당시 데니스 텐과 인터뷰를 했던 취재진과 얘기를 좀 나눠봤는데요.

취재진은 카자흐스탄에서 데니스 텐은 우리나라의 김연아에 버금가는 국민적 스타였고, 늘 사회적인 역할을 고민하는 선수였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데니스 텐, 우리에게는 김연아의 은퇴 무대에 함께했던 선수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선수로서는 어땠습니까?

기자

국제빙상경기연맹에 기록된 데니스 텐의 선수 이력을 보면 '한국 민긍호 장군의 후손'이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늘 한인 후손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운동했던 데니스 텐은 선수로서도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다섯 살 때부터 어머니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해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했고, 열 살 때 러시아로 건너가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이후 2010년에 미국으로 떠나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2013년에 세계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1년 뒤 소치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차지하며 기량을 뽐냈고, 다음 해 한국에서 열린 4대륙 피겨스케이팅에서는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오른발 인대를 다쳤지만, 통증을 참고 출전을 강행하기도 했습니다.

부상 탓에 메달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당시 데니스 텐은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기쁘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김웅래[woongra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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