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카자흐 피겨 영웅 '데니스 텐' 흉기 찔려 사망

한국계 카자흐 피겨 영웅 '데니스 텐' 흉기 찔려 사망

2018.07.20. 오전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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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출신, 한국계 피겨 스케이팅 영웅인 데니스 텐이 현지에서 괴한들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대한제국 시절 의병대장의 후손이기도 한 데니스 텐은 평소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것에 큰 자부심을 보여왔습니다.

임장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데니스 텐이 피습당한 건 현지 시간 19일 한낮,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한 거리입니다.

자신의 차를 훔치려던 괴한 2명을 제지하다 이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과다출혈로 숨졌다는 게 카자흐스탄 당국의 설명입니다.

[예르찬 쿠티기친 / 알마티 중앙병원 의사 : 2시간 이상 심폐소생을 시도하는 등 데니스 텐을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불행하게도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올해 25살인 데니스 텐은 카자흐스탄에선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따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하며 영웅 대접을 받아왔습니다.

고려인 출신의 데니스 텐은 평소 한인의 후손이라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해왔습니다.

[데니스 텐 / 지난해 7월,YTN '디지털 코리안 타운' 출연 : 늘 한국인이라고 생각해왔어요. 이건 그냥 알 수 있는 겁니다. 어떻게, 왜 한국인인지 물어볼 필요가 없는 거죠. 저희 집 밥상에는 언제나 쌀밥과 김치, 국이 있었죠.]

특히 대한제국 시절, 300명을 이끌고 일본군과 수많은 격전을 치렀던 의병대장 민긍호의 외 고손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데니스 텐 / 지난해 7월, YTN '디지털 코리안 타운' 출연 : 할머니가 고조할아버지의 초상화를 처음 보여줬을 때 영웅의 후손이라는 뿌듯한 감정도 처음으로 경험했습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 소속으로 김연아와 친분도 두터운 데니스 텐은 지난 평창올림픽 출전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이 기대되던 상황이었습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내무부와 보건부 장관이 직접 데니스 텐 피습 사건 조사를 지휘하도록 하고 달아난 범인 2명을 수배했습니다.

YTN 임장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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