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표팀 80% 흑인...우승으로 이민자 혐오 없앨까

프랑스 대표팀 80% 흑인...우승으로 이민자 혐오 없앨까

2018.07.17. 오전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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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표팀 80% 흑인...우승으로 이민자 혐오 없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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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월드컵 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프랑스 대표팀은 월드컵 출전국 가운데 가장 다양한 인종으로 꾸려진 팀이다.

유명 법조인이자 인종차별 관련 저서를 쓴 카일드 베이던은 자신의 트위터에 프랑스 대표팀과 인종 혐오에 관한 글을 게시했다.

카일드는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을 축하한다. 너희 팀의 80%는 아프리카인이니 더 이상의 인종차별과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를 그만둬라. 저희 팀의 50%는 무슬림이다. 이슬람 혐오를 그만둬라. 아프리카인과 무슬림들이 너희에게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가져다줬으니, 이제 그들에게 정의로움을 전해주어라"라고 밝혔다.

카일드의 글은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으며 163,000회 리트윗되고 37만 개의 '좋아요'를 기록했다.

반론도 있었다. 일부 프랑스인들은 '하나의 팀'을 굳이 인종별로 분류하고 통계를 낸 뒤 이를 자신의 의도를 말하기 위한 정치 도구로 썼다며 카일드를 비난하고 나섰다.

프랑스 대표팀 80% 흑인...우승으로 이민자 혐오 없앨까


그러나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월드컵과 정치는 분리해 바라보기 힘들다. 지난 1998년 월드컵 당시 프랑스 우파 지도자 장 마리 르 펜은 알제리계 이민자인 지단을 비롯한 몇몇 선수가 프랑스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는다며 "이들은 외국인"이라고 비판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단의 활약으로 월드컵 우승이 확정되자 지단이 국민 영웅으로 등극하고, 반이민자 정서가 한층 누그러지는 효과를 겪었다. 우파의 세력도 힘을 잃었다.

이번 월드컵 최고의 신성으로 떠오른 킬리앙 음바페(20)는 카메룬인 아버지와 알제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결승전 골을 터뜨린 폴 포그바(25)는 기니 이민자, 또 앙투안 그리즈만(27)은 독일계와 포르투갈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프랑스 내 반이민 정서가 누그러지는 분위기로 흘러갈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프랑스 언론은 지난 1998년의 예를 들어 이번 우승과 이민자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프랑스 내 이슬람 혐오 정서를 없애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을 상승시키고,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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