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북미정상회담 시간 확정... 의제 조율도 '진전'

[취재N팩트] 북미정상회담 시간 확정... 의제 조율도 '진전'

2018.06.05. 오전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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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벼랑 끝을 걷는 듯했던 북미 정상회담 시간이 드디어 확정됐습니다.

싱가포르 현지 시각으로 오는 12일 오전 9시, 우리 시각으로는 오전 10시에 시작이 되는데요, 시간 확정과 함께 회담의 핵심 내용에 대한 사전 조율도 큰 진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파원 연결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백악관이 회담 시간을 공식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현지시각 월요일인 오늘 공식 브리핑을 통해 회담 시간을 발표했습니다.

오는 12일, 싱가포르 현지 시각으로 오전 9시, 우리 시각으로는 오전 10시에 회담이 시작된다고 밝혔습니다.

이곳 미국 시각으로 지난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난 뒤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회담 개최를 확정 발표한 데 이어 오늘은 백악관 대변인이 세부 시간까지 공식화한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북미정상회담 자체가 이번 한 번만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죠?

[기자]
그렇게 보입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오늘 브리핑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첫 회담은 싱가포르 시간으로 오전 9시에 열린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 첫 회담이라는 말이 당일에 처음 만나는 시간을 말할 수도 있지만, 북미정상회담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더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라는 분석이 더 유력합니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맥락의 언급을 했는데요, "나는 한 번이라고 말한 적이 없고 한 번에 성사된다고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정이라는 의미의 '프로세스'라는 단어를 10번이나 사용해 단 한 번의 회담으로 모든 것이 끝날 것으로 보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핵을 처리하는 방식도 단 한 번에 하는 '일괄 청산'이 아닌 단계적 처리를 고려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나요?

[기자]
한때 취소 위기를 맞았던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궤도에 오르는 과정에서 북핵 해법 방식도 상당 부분 변화가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최대 압박'이라는 용어를 더는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는 말을 통해 완전무결한 비핵화를 일시에 노리는 방식이 아닌 상호 이해가 가능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내비쳤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싱가포르 실무협상은 마무리 단계에 있고, 판문점 협상도 매우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밝혀, 북핵 해결 방식에 북미 양측의 이견 차가 상당히 좁혀졌음을 시사했습니다.

이견이 좁혀졌다는 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법 즉, 단계적, 점진적 핵 제거와 그에 상응하는 대가의 형태로의 전환이 어느 정도 이뤄진 것 아니냐 라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앵커]
백악관이 북핵 의제에 대해 이런 방향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한 미국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려와 지지의 반응이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우려는 결국 북한이 원하는 쪽으로 트럼프 정부가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입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도 없는 핵 제거의 완벽한 이행을 전제로 하지 않는 단계적 처리 방식은 결국 북한의 숨통만 틔워주고 시간만 벌게 해준다는 반응입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CNN 등 주요 언론들도 이런 우려를 담은 기사를 싣기도 했습니다.

반면, 이런 방법론의 변화야말로 협상의 실질적인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며 지지하는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북핵협상을 한 번에 끝낸다는 이른바 '빅뱅'식 접근으로부터 현실적 접근법으로 옮겨온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과 비공식 대화를 이어온 수전 디마지오 뉴 아메리카재단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유연성을 통해 더욱 현실적인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는데,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의 운영을 맡고 있는 조엘 위트 스팀슨 센터 수석연구원도 '과정'이 있다고 해서 나쁜 건 아니다. 합의는 단계적으로 진행되기 마련이며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게 된다는 생각이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회담 내용에 대한 이견의 간극이 좁혀지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구체적인 회담 장소는 샹그릴라 호텔로 정해진 겁니까?

[기자]
아직 회담 장소에 대한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만 싱가포르 정부가 샹그릴라 호텔이 있는 탕린 지역을 10일부터 14일까지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해 이곳에서 회담이 열리지 않을까 하는 추정이 있을 뿐입니다.

더욱이 샹그릴라 호텔은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당시 대만 총통이 80초 동안 악수를 하며 첫 양안 정상회담을 여는 등 굵직한 국제 회담이 많이 열린 곳이라 더욱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현지 전문가는 수 일 안에 다른 지역이 특별행사구역으로 추가 지정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와 교도통신은 북미 실무팀이 싱가포르 앞바다 센토사 섬을 회담 장소로 결정한 것 같고, 샹그릴라 호텔은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 김정은 위원장은 풀러턴 호텔에 묵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정상회담의 장소가 어디로 될지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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