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이민자의 인생을 바꾼 '고등학교 생물 선생님'

한국인 이민자의 인생을 바꾼 '고등학교 생물 선생님'

2018.05.23. 오후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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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이민자의 인생을 바꾼 '고등학교 생물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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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점원을 비난한 손님이 논란의 중심에 놓였다. 손님은 "여기는 미국이기 때문에 반드시 영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직원들을 비난했다.

이 영상이 공개돼 일부 미국인들의 자기중심적 사고가 도마 위에 오르자, 학창 시절 미국에 이민을 간 한국인이 자신의 일화를 공개했다.


한국인 이민자의 인생을 바꾼 '고등학교 생물 선생님'

미국에 사는 유명 한국인 블로거 티케이(TK)는 과거 영어를 잘 하지 못했던 자신이 미국의 고등학교로 전학 왔을 때를 떠올렸다.

1997년, 한국에서만 살아온 TK는 부모님을 따라 미국 고등학교로 전학을 왔다. 그는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긴 했지만 수업을 따라가기는 힘든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사건은 그가 전학을 온 뒤 두 번째 맞은 생물 수업 시간에 일어났다. 그날은 쪽지 시험을 보는 날이었다. 생물교사 갤라거 선생님은 TK에게 "이제 막 전학 왔으니 시험은 신경 쓰지 말라"며 시험지를 나눠주었다.

시험은 '광합성'에 관해 묻는 내용으로, 그가 3년 전에 한국 학교에서 모두 배운 내용이었다. 그는 모든 문제의 답을 알고 있었지만 그가 알고 있는 답은 모조리 영어가 아닌 한국어였다.

TK는 백지로 내는 것보다는 그래도 답을 채워야겠다고 생각해 한글로 답을 적었다. 그는 새로운 언어 앞에서는 자신이 알고 있던 모든 것들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느끼고 매우 상심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이틀 후 돌려받은 답안지가 '100점' 처리된 채 돌아온 것이다. 선생님은 "TK가 100점으로 우리 반 1등을 했다"고 급우들 앞에서 발표했다.

TK가 갤라거 선생님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선생님은 한국계 수학 교사와 함께 한영사전을 찾아가며 답안을 채점했다고 말했다.

TK는 그 사건이 미국에서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 덕분에 '멍청이 학생'에서 '100점 학생'이 됐고, 덕분에 빨리 영어를 공부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TK는 열심히 공부한 끝에 2등으로 학교를 졸업했고, 법대에 진학해 변호사가 됐다.

TK는 "해외에서 미국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이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난 당신들도 누군가의 갤라거 선생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수만 명의 네티즌들이 TK의 글을 지지하며 "낯선 땅에 온 이민자들을 배려하자"고 밝혔다. 현재 TK의 글은 트위터에서 17,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고 있다.

YTN PLUS(mobilepd@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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