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성 수호 무사' 검찰총장의 무서운 두 얼굴

美 '여성 수호 무사' 검찰총장의 무서운 두 얼굴

2018.05.09. 오후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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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 투' 캠페인을 촉발한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여성 보호의 수호자로 떠올랐던 뉴욕 주 검찰총장의 숨겨진 얼굴이 드러났습니다.

여성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도청과 살해 협박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12년간의 상원의원 시절부터 줄곧 여성 인권 보호를 외쳐온 에릭 슈나이더만 뉴욕 주 검찰총장.

미투 캠페인의 시발점이 된 하비 와인스타인의 행위를 '가장 비열한 짓'이라며 수사를 진두지휘해 '여성 수호자'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굳혔습니다.

[에릭 슈나이더만 / 뉴욕 주 검찰총장 : 조사 결과 와인스타인의 회사에서 성희롱과 협박, 차별과 학대 행위가 만연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아울러 그는 민주당 내 진보성향의 아이콘으로, 트럼프 행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해 차기 뉴욕 주지사 후보로 꼽혔습니다.

[에릭 슈나이더만 / 뉴욕 주 검찰총장 : 트럼프 정부가 청소년 보호 프로그램, 다카(DACA)를 폐지하려는 건 잔인하고, 근시안적이고, 비인간적입니다.]

하지만 '여성 수호 무사'의 신화는 한 주간지에 실린 여성들의 신랄한 증언으로 무참하게 깨졌습니다. 실명을 밝힌 두 여성은 에릭이 주먹질은 물론 목을 조르는 폭행을 일삼았고, 침대에서도 신체적 학대를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더욱이 자신들을 미행, 도청하겠다는 위협과 함께 관계를 끝내려면 죽이겠다고 협박해 입을 막았다는 것입니다.

익명의 다른 두 여성도 그의 폭행은 맞아서 쓰러질 정도로 강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사실이 알려지면서 같은 당인 뉴욕 주지사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앤드루 쿠오모 / 뉴욕 주지사 : 이 사건은 정말 큰 충격이고 큰 혼란입니다. 여성들은 말하지 말라고 협박받았지만 결국 나섰습니다.]

슈나이더만은 기사가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그의 숨겨졌던 다른 얼굴에 여성들뿐 아니라 민주당도 허탈함으로 술렁이는 모습입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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