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북미 정상회담 장소·시기 발표 왜 늦어지나?

[취재N팩트] 북미 정상회담 장소·시기 발표 왜 늦어지나?

2018.05.08. 오전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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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금방이라도 발표할 것 같았던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시간이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주 장소와 날짜가 다 결정됐고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째 아무 언급도 없는데요.

백악관은 오늘도 회담 장소와 시간을 곧 발표하길 희망한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습니다.

뉴욕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김영수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나온 뒤 며칠이나 흘렀죠?

[기자]
벌써 나흘째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장소와 날짜가 다 정해졌다고 말한 게 미국 현지시각으로 5월 4일 금요일이 처음이었고 그 다음날 5일 토요일에도 모두 정해졌고 아주 특별한 일이 될 것이라고 자랑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변호인단에 합류한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북한에 억류된 3명의 미국인이 곧 석방될 것이라는 인터뷰까지 나오면서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일을 트럼프 정부가 곧 해낼 것이라면서 채널 고정이라며 석방을 암시했습니다.

미국 언론들도 일제히 곧 인질이 석방될 것이며 북미 회담 장소로 판문점과 싱가폴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일요일이 지나고 월요일이 지나는 지금도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무엇이든 자랑을 잘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째 아무 말이 없다는 게 마음에 걸리는데요. 백악관은 오늘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고요?

[기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가 언론 질문에 답변을 했는데요.

북미정상회담 장소와 시기 확정이 왜 지체되는 거냐 물었더니 우리는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장소와 날짜를 곧 발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답변을 위한 답변 같죠. 과거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가는 답변을 한 적이 많았는데요.

북한과 관련해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다고 해놓고 원래 발표 예정된 재무부의 대북 제재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미국 언론들이나 전문가는 발표가 왜 늦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나요?

[기자]
'기 싸움'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성사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비난한 것도 그렇고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취임식에서 과거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특히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돌이킬 수 없는 방식 CVID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에서 더 나아가 영구히 비핵화 하는 의미의 Permanent라는 단어까지 써서 북한을 더욱 압박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대량살상무기 제거도 함께 언급하면서 생화학 무기 제거도 비핵화 의제에 포함했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북한 비핵화 로드맵에 관한 큰 틀의 합의를 놓고 북미간 줄다리기가 조금 더 길어지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앵커]
그런데 미국 전문가와 언론들은 북한 비핵화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던데,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기자]
한마디로 북한이 수차례 미국과 비핵화에 합의했지만 약속을 어겼다는 겁니다.

국제사회의 눈을 속이고 핵무기를 개발했고, 경제적 지원만 받고 결국 핵 개발에 성공했다는 거죠.

이미 북한이 20개에서 60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고 핵 시설도 40곳에서 100곳, 여기에 핵무기에 사용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 시설과 재처리 시설까지 핵 프로그램을 구축했다는 미 정보기관의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공개된 북한 핵 시설 말고도 북한 전 지역 곳곳에 숨겨놓은 핵 프로그램 시설이 더 있을 것이란 우려까지 팽배한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에 눈이 멀어 북한에 유리한 핵 합의를 할까 걱정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앵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내일 이란 핵 협정과 관련해 발표를 한다고 했는데요.

북미 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있던데요?

[기자]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일 지난 2015년 합의한 이란 핵 합의 파기를 선언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란 핵 합의 파기를 보면서 미국에 대해 믿지 못할 협상 파트너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고 북한과 이란 핵 문제가 달라 전혀 상관이 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암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 파기가 북한에 올바른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가 합의한 내용을 트럼프 정부가 파기하는 것 자체가 미국 정부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가 많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고위급이 중국 랴오닝 성 다롄시를 방문했다는 보도가 나오던데요.

미국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미국 입장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지난 3월에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나지 않았습니까?

당시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북한이 중국 정부에 보험을 들기 위해 갔다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시기 발표를 앞두고 북한이 확실한 우군,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3명의 석방 소식이 아직도 안 들리네요, 언제쯤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기자]
앞서 잠깐 전해드렸지만, 트럼프 정부는 미국인 석방 문제를 비핵화를 하겠다는 북한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척도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 합의를 앞두고 최소한의 성의 표시라는 겁니다.

미국 언론들 역시 이들의 석방을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 바로 미터로 보고 있는 만큼 장소와 시간 발표를 전후해서 석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북미 정상회담 발표 장소와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배경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뉴욕 김영수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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