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도난 가상화폐 900억 원 '세탁'"

日서 "도난 가상화폐 900억 원 '세탁'"

2018.02.18. 오후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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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일본에서 해킹으로 도난당한 가상화폐 가운데 90억 엔, 우리 돈으로 약 900억 원이 다른 가상화폐로 세탁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피해를 본 투자자가 26만 명이나 되는데요.

어떻게 세탁이 된 건지, 되찾을 수는 있는 건 지 박철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에서 지난달 26일 해킹으로 도난당한 가상화폐 5,800억 원 가운데 약 900억 원이 '어둠의 경로'를 통해 다른 가상화폐로 교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일본의 정보보안회사인 엘플러스는 해킹 관여 추정 인물의 계좌에서 이미 90억 원 상당의 NEM 코인이 지난 7일쯤 개설된 '다크 웹'을 경유해 타인의 계좌로 보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타인의 계좌에서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로 교환돼 결국 현금화됐을 것이 의심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크 웹'은 특수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이용자의 신원을 감춘 채 접속하는 사이트입니다.

엘플러스가 이번에 밝힌 '세탁' 의심 규모는 전체 도난당한 가상화폐의 15.5%에 달합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는 지난달 580억 엔, 우리 돈으로 약 5천786억 원에 이르는 NEM 코인을 해킹으로 도난당했다고 시인했습니다.

NEM 운영자측인 NEM파운데이션은 가상화폐 NEM에 '태그'가 붙어 있는 만큼 이동 경로의 확인이 가능하다고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해커들이 빼돌린 NEM을 400개 안팎의 계좌로 분산해 보관하며 다크 웹을 통해 '세탁'을 하고 있어서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해커들이 훔친 NEM의 '세탁' 루트로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여 추적이 더 힘들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니혼게이자이는 해킹에 관여한 인물이 이달 초 뉴질랜드에 거점을 둔 가상통화 거래소의 계좌로 NEM을 송금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습니다.

레이타쿠대학의 나카지마 마사시 교수는 "가상통화는 소유자의 익명성이 높아서 어느 정도 행방을 쫓더라도 해킹에 관여한 인물을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도난당한 가상화폐를 되찾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피해 투자자들만 26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역대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해킹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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