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주마 대통령 전격 사임

남아프리카공화국 주마 대통령 전격 사임

2018.02.16. 오후 3:2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지속적인 사퇴 압력을 받아온 남아프리카공화국 주마 대통령이 TV 생중계로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차고 넘치는 부패 스캔들에 경기 침체와 실업 문제까지 겹치면서 불명예 퇴진 이른 것입니다.

조승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이 현지 시각 14일 전격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2009년 취임 후 9년 만입니다.

[제이콥 주마 /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 나는 대통령직을 사임합니다. 사임은 즉각 효력을 발휘합니다.]

그는 당과 지지자들이 사임을 원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런 권리는 헌법에 규정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진 사임 형식이지만 사실 집권당의 명령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습니다.

AFP 통신은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 총재에 오른 라마포사 부통령이 곧 대통령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간선제를 채택하는 남아공에선 국민 지지를 받는 집권당 총재는 곧 대통령 내정자를 의미합니다.

국부로 추앙받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후광으로 대통령에 오른 주마 대통령의 사임은 수많은 부패 스캔들이 결정적인 원인입니다.

무기거래 뇌물수수, 돈세탁 관련 비리만 8백 건에 육박하고, 여덟 차례나 불신임 투표를 겪어야 했습니다.

빈부 격차와 실업 문제 등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사임의 또 다른 배경입니다.

[모아기 트라딘야네 / 남아공 시민 : 부패는 남아공에서 가장 심각한 사안입니다. 정치권의 결정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욕타임스는 가난한 이들의 희망이던 주마 대통령이 부패의 대명사가 됐다고 비꼬았습니다.

전임 음베키 대통령에 이어 주마 대통령까지 불명예 퇴진하면서 남아공을 이끌어온 아프리카민족회의의 권위에 큰 상처가 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YTN 조승희[josh@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