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총기 규제 없는 '깊은 애도'... '눈 가리고 아옹'

美 정부, 총기 규제 없는 '깊은 애도'... '눈 가리고 아옹'

2018.02.16. 오전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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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피지도 못한 청소년 17명의 생명을 앗아간 미국 고교 총기 사건에 대해 미국 대통령과 주지사 등 고위 정치인들이 깊은 애도의 뜻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의 핵심 열쇠인 '총기 규제'는 철저히 외면하는 모습이어서 이번에도 '눈 가리고 아옹'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침잠된 표정으로 애도의 메시지를 읽는 트럼프 대통령.

감성적인 미사여구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안타까움을 절절히 표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증오에는 사랑으로 답하고, 잔인함에는 친절로 답하세요. 그리고 우리는 함께 생명의 존엄성을 품을 수 있는 문화를 이 나라에 만들어 나가야만 합니다.]

하지만 용의자의 개인적인 정신 상태에 집중했을 뿐, 문제의 핵심 열쇠인 총기 규제는 거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사건이 난 플로리다 주의 지사도 단호한 어조로 재발방지를 다짐했지만, 근본적인 총기규제 의지는 없었습니다.

[릭 스콧 / 美 플로리다 주지사 : 학교에 가는 아이가 안전하다는 것을 부모가 확실히 믿을 수 있도록 하는 진짜 토론을 할 것입니다.]

총기협회의 막강한 로비와 표에 눌린 정치인들의 공허한 말 잔치와 달리 총기 규제를 외치는 현장의 목소리는 절박합니다.

[스콧 이스라엘 / 발생 카운티 경찰국장 : 미래의 또 다른 비극을 막기 위해 이 나라가 무엇을 해야 할지 다시 절실히 느낍니다.]

[롭 런키 / 사건 발생 카운티 교육감 : 이제는 이 나라가 민감한 총기 규제에 대해 실질적인 토론을 해야 할 때입니다.]

무엇보다 힘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절규는 더 큰 아픔으로 메아리칩니다.

[데이비드 호그 / 총기 난사 학교 재학생 : 희생에 대해 미안하다는 말, 위로한다는 말 다 좋아요. 그런데 지금 진짜 필요한 건 그런 말이 아니라 행동입니다. 아이들이 더 이상 죽어서는 안 되잖아요!]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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