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천국에서 패닉으로..."실수로 버튼 눌러"

하와이, 천국에서 패닉으로..."실수로 버튼 눌러"

2018.01.14. 오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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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와이에 탄도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위험 경보가 울리며 평온했던 섬에 일대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주민들은 주말 아침부터 긴급 대피하는 등 극도의 공포와 불안에 떨었는데요.

당국은 경보 시스템을 점검하다가 실수로 버튼을 눌렀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거리의 사람들이 어디론가 황급히 뛰어갑니다.

많이 당황한 듯 옆도 보지 않고 달려갑니다.

하와이에서 휴대전화로 비상경보 메시지가 울린 것은 현지 시각으로 아침 8시 7분쯤.

하와이에 탄도 미사일이 날아오고 있으니 즉시 대피처를 찾으라는 내용입니다.

훈련이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주말 아침 여유롭게 집에 있었던 주민과 해변을 즐기고 있던 관광객들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하와이 관광객 : 경보를 받았을 때 우리는 완전히 겁에 질렸어요. 호텔 36층에 있었을 때였죠. 뭘 해야 할지 도무지 몰랐어요. 약간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하와이는 북한 탄도 미사일 발사 위협으로 대피 훈련까지 시작한 터라 공포와 불안은 더 극심했습니다.

[필립스 시몬스 / 하와이 주민 : 정말 공포를 느꼈어요. 가족 생각이 났는데 마침 아내는 산책하고 있었어요. 아내도 똑같은 문자를 받고 즉시 저에게 전화했죠. 그 순간 함께 있다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외신들도 긴급 속보를 내보냈습니다.

로이터 통신과 CNN 등은 눈물과 패닉이 하와이를 휩쓸었다며 놀라 대피하고 있는 현지 모습들을 보도했습니다.

[CNN 앵커 : 38분간의 공포, 38분간의 생각이었습니다. 미사일이 오고 있다, 인생의 끝이라고 생각했을 시간입니다.]

하와이 비상관리국은 경보가 발령되고 약 10분 뒤 트위터를 통해 미사일 공격은 없다고 정정했습니다.

하지만 SNS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전달이 안 돼 주 당국이 공식 발표하기까지 약 40분간 극도의 혼란이 계속됐습니다.

하와이 주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보 시스템을 점검하다 누군가 실수로 버튼을 눌렀다고 해명했습니다.

[데이비드 이게 / 하와이 주지사 : 저는 이번 일에 굉장히 분노를 느끼고 실망했습니다. 우리는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주 당국은 시스템을 점검해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미 연방통신위원회는 진상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YTN 김선희[sunn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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