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트럼프 '핵 버튼' 트윗에 비판 봇물..."핵전쟁 우려"

[취재N팩트] 트럼프 '핵 버튼' 트윗에 비판 봇물..."핵전쟁 우려"

2018.01.04. 오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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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신의 핵 버튼이 북한 김정은의 것보다 크고 강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놓고 미국 내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초부터 말 전쟁의 수위를 높이면서 핵 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 얘기 나눠봅니다. 김희준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말 폭탄에 정치권과 학계, 언론도 비판을 쏟아냈는데요.

핵전쟁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고요?

[기자]
북한보다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을 갖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유치한 대응이란 반응부터 핵 전쟁에 대한 우려와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어렵게 한다는 다양한 비판이 나왔습니다.

짐 하임스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1학년처럼 유치하고 기이하며 사실도 아니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오판해 실제 핵전쟁 같은 도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미국의 핵 과학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북한이 잘못 해석하면 핵전쟁이나 인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는 군사대응을 부를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은 핵 전쟁이 일어난다면 죽음과 파괴를 초래하는 대재앙이 될 것이라며 이는 북한뿐 아니라 한국에도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언급이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나왔네요.

[기자]
미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 의원 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저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핵 문제에서 필요한 것은 대화로 이끌도록 하는 미국과 중국, 북한 사이의 외교라며 대통령의 트윗이 외교의 작동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USA 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 폭탄으로 자신의 외교정책 자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이 무 문별하고 경솔하다며 북핵 문제를 마치 비디오 게임처럼 부주의하게 접근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독재자들은 지난 70년간 미국 대통령을 모욕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처럼 행동한 미국 대통령은 없으며 이런 식의 행동은 위험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소셜 미디어에서도 풍자와 우려가 쏟아졌다구요.

[기자]
새해 벽두부터 터져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과 힘겨루기를 하는 트윗은 온라인을 온 종일 뜨겁게 달궜습니다.

각종 패러디 글과 사진과 넘쳐났는데요.

클린턴 행정부 시절 한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을 '미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단 4분 만에 세계를 파괴하도록 지시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비꼬았습니다.

또 한 기자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에 사진을 소개하며, 그의 책상에는 실제 콜라를 마시고 싶을 때마다 누르는 빨간 버튼이 있는 것을 빗대 대통령 책상 위 버튼은 콜라를 호출하지만 핵미사일 발사하지 않는다고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핵 버튼'이라고 언급했지만 사실 집무실에 핵 버튼은 없으며 '뉴클리어 풋볼'이라고 불리는 '핵 가방'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무게 20kg이 넘는 이 가방에는 핵 공격 옵션이 담긴 문서철과 벙커 리스트 등이 있고, 발사 명령 지시자가 대통령임을 입증하는 인증카드도 들어있는데요, 그 사용 절차가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방어막을 치느라 진땀이었네요.

[기자]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늘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북한이 오판해 군사 대응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계속해온 도발과 위협에 대해 대통령은 결코 겁먹거나 약해지지 않을 것이며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강력한 뜻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우발적인 전쟁 위협을 고조시키는 경솔한 발언이라면서, 이제 대통령의 정신건강을 걱정해야 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걱정할 것은 김정은의 정신건강이라고 맞받아치기도 했습니다.

펜스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에 협박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방어막을 쳤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으며, 북한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미국은 자국민을 방어하기 위한 능력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말 폭탄이 우려스러운 건 분명한데 정말 무분별하게 뱉은 걸까요, 고도의 전략일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핵 버튼 발언이 경솔한 것은 자명하다는 비판 속에 이른바 '미치광이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했든 아니든 문재인 대통령과의 메시지 차이는 이른바 '굿캅과 배드캅'의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의 전투적인 분위기를 북한의 양보를 끌어내는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말 전쟁 수위를 높이는 것은 북한 핵 문제를 풀어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난 8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뱉은 '화염과 분노' 발언은 북한의 괌 타격 위협을 끌어내며 양측의 말 전쟁 수위는 걷잡을 수 없이 고조됐습니다.

때문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또한 크게 높아졌는데요, 말 전쟁이 자칫 양측의 우발적 판단으로 인한 무력 행동으로 이어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워싱턴 김희준 특파원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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