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UN, '예루살렘 결의안' 압도적 채택...美 엄포에도 '꼿꼿'

[취재N팩트] UN, '예루살렘 결의안' 압도적 채택...美 엄포에도 '꼿꼿'

2017.12.22. 오후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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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포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반대하는 결의안이 유엔 총회를 통과했습니다.

128대 9 압도적인 표차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반대하면 지원을 끊겠다며 엄포를 놨지만 통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결정에 반대하는 결의안에 찬성했습니다. 뉴욕 연결합니다. 김영수 특파원!

압도적인 표차인데요, 먼저 결의안 내용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결의안은 이집트가 작성했는데요.

먼저 국제법상 어느 나라의 수도도 아닌 예루살렘의 지위에 변화를 준 최근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

또 그런 결정이나 조치는 법적 효력이 없고 예루살렘 문제는 오직 협상을 통해서 해결해야한다,

그리고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에 개설해서도 안된다고 했습니다.

A4용지 한 장짜리로 미국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미국을 겨냥했습니다.

[앵커]
128대 9 압도적인 표차인데요. 어느나라가 찬성했고 반대했습니까?

[기자]
이슬람국가들 그러니까 이집트나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아프카니스탄 이라크 등 모두 찬성표를 던졌고요.

미국의 우방국들인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일본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 대부분 찬성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북한도 찬성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요.

반대한 나라는 9개 나라인데 미국과 이스라엘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토고, 마크로네시아, 나우르 등 인데, 대부분 재정적으로 미국의 지원을 받는 나라들입니다.

물론 캐나다와 호주, 멕시코 아르헨티나, 과테말라 등 미국과 매우 가까운 30여 개 국가는 기권표를 행사했습니다.

하지만 결의안을 부결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에 반대하면 지원하지 않겠다며 엄포를 놨는데, 사실상 협박 아닙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 각료회의에서 말했는데요

"미국에서 돈을 가져가는 나라들이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에 반대표를 행사했고, 유엔총회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수억· 수십억 달러를 가져가면서 우리를 반대하는 표를 던진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는데요

"이 나라를 사랑하는 우리 국민은 미국이 이용당하는 데 지쳤다. 더는 이용당하지 않겠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다시 강조했습니다.

심지어 “우리를 반대하는 표를 던질 테면 던져라. 그러면 우리는 그만큼 돈을 아끼게 될 것이다. 신경 안 쓴다"고 까지 했습니다.

이번 유엔총회 결의안 표결에서 찬성 투표를 하는 나라들을 대상으로 경제 원조를 끊겠다고 협박을 한 겁니다.

[앵커]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대사도 표결을 지켜보겠다며 압박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주권국가로서 권리를 행사했고 미국민이 원하는 것을 했을 뿐이다.

그러면서 유엔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는 나라가 미국을 이렇게 공격하면 다른 곳에 쓸 수도 있다고 말했고요.

누가 뭐래도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한 대로 대사관도 예루살렘으로 옮길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어제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에 반대하는 나라의 명단을 적겠다고 하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일리 대사의 발언을 매우 좋아했다고 합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에도 국제사회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결의안이 채택됐다고 해서 법적으로 강제적인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평화를 바라는 국제사회가 미국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한 거죠.

유엔은 지난 1947년 예루살렘을 국제법상 어느 나라의 수도도 아니고 어느 세력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선포했습니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3대 종교의 성지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1948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에 국가를 선포했고 1967년에는 예루살렘 전체를 점령하고 수도로 선언했지만,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레이건 부시, 오바마까지 미국 대통령이 후보시절에는 표와 선거 자금 때문에 대사관을 옮기겠다고 공약을 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돼서는 실천하지 않았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직 지지지만 보고 있고 실행에 옮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독선적인 행동이 결국 미국의 고립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최근 트럼프 정부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그동안 미국이 보여준 국제사회의 리더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는데요.

한미 FTA를 비롯해 나프타 등 자유무역 협정을 부정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그 자리를 중국과 러시아에 빼앗기고 있다는 우려가 미국 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 이후 중동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옥의 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 이후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을 우려하는 말입니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는 로켓포와 전투기가 동원된 교전이 벌어졌고, 사망자까지 속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예루살렘 수도' 반대 시위에 나선 팔레스타인인 10대 소녀가 이스라엘 군인을 때린 혐의로 이스라엘군에 붙잡혔는데요.

일부러 소녀를 체포하기 위해 아무 대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스라엘군의 태도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중동분쟁, 여기에 미국이 노골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고 나서면서, 예루살렘 결의안 채택에도 불구하고 중동 평화는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뉴욕 특파원과 함께 유엔 총회의 예루살렘 결의안 채택과 의미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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