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터넷 망 중립성 폐지"...'정보의 도로'도 돈이 좌우

美, "인터넷 망 중립성 폐지"...'정보의 도로'도 돈이 좌우

2017.12.16. 오전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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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넷 정보가 이동하는 도로와 같은 '인터넷 망'을 그것을 소유한 사업자들이 통제할 수 있도록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FCC가 결정했습니다.

사업자의 마음에 따라 정보의 도로를 막을 수도 있고, 열 수도 있고, 통행료를 올릴 수도 있다는 것인데, 다른 나라에도 연쇄 파장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차량 통행량에 상관없이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열려있는 도로.

정보가 이동하는 인터넷 망도 이와 같이 누구에게나 같은 접근성을 갖게 한다는 것이 오바마 정부가 지난 2015년 법제화한 이른바 '망 중립성'입니다.

그런데 오바마 지우기에 몰두해온 트럼프 정부가 이 '망 중립성' 정책을 폐지했습니다.

[아짓 파이 / 美 연방통신위원장 : 망 중립성 폐지 안건이 통과됐음을 선포합니다.]

버라이즌, 컴캐스트, AT&T 같은 망 사업자들이 정보의 이동량이나 내용을 보고 해당 망의 전송 속도를 통제하거나 심지어 막을 수도 있게 한 것입니다.

망 사업을 철저한 시장원리에 넣는 것인데, 이럴 경우 망과 콘텐츠를 동시에 가진 사업자가 경쟁 콘텐츠 사업자가 쓰는 망을 통제할 수도 있게 됩니다.

더 나아가 정보 이동량에 따라 망 사용료를 차등으로 내는 '인터넷 종량제'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망 중립성 해제는 일차로 인터넷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타격을 주게 되지만, 그 타격은 결국 최종 소비자들에게 전가돼 돈이 없으면 정보의 접근도 어려워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와 야당도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마크 스탠리 / 시민단체 소통 국장 : 망 중립성이 없는 포르투갈의 경우 특정 정보에 대해서는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요금을 더 물리고 있어요.]

[척 슈머 / 美 상원 민주당 원내 대표 : 망 중립성을 폐지한 FCC의 사악한 결정을 무효화 하고 중립성을 되살리는 의회 심리를 촉구합니다.]

우리 정부는 인터넷 망 중립성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에서의 이런 변화는 국내 인터넷 환경에도 직간접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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