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관 건드린 트럼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뇌관 건드린 트럼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2017.12.07. 오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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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미 대사관도 이전하기로 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뇌관을 건드린 것인데요 아랍권 곳곳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김희준 특파원, 조승희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식 천명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입니다. 현실을 인정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해야 할 옳은 일입니다.]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은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예루살렘 미 대사관 신축을 위한) 건축가와 엔지니어, 설계자를 즉각 고용할 것입니다. 완공되면 훌륭한 평화의 헌정물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공존 구상인 '2국가 해법'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으며, 펜스 부통령을 곧 중동에 파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벤야민 네타냐후 / 이스라엘 총리 : 역사적인 날입니다. 예루살렘은 3천 년 동안 유대인의 수도였고, 70년 가까이 이스라엘의 수도였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1948년 이후 계속돼 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뇌관을 터트리며 중동의 화약고를 건드린 셈이 됐습니다.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수도 인정과 미 대사관 이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습니다.

공화당의 주요 기반인 보수기독교계와 유대계 유권자들의 숙원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공화당 지지층을 재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는 70년 가까운 미국의 외교 정책을 뒤집는 것이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 중재 노력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비판 속에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YTN 김희준입니다.

[기자]
터키 시민들이 미국 대사관 앞에서 국기와 시위 깃발을 흔들고 플라스틱병을 던지는 등 거세게 항의합니다.

시위에 나선 시민 천 5백여 명은 살인자 미국은 예루살렘을 떠나라고 외칩니다.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이스라엘을 공격하라는 의견과 함께, 팔레스타인도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자유를 쟁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알리 오스만 오즈데미르 / 시위 주도자 : 우리는 현실 정치에 구속돼 미국과 이스라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팔레스타인도 이렇게 자유를 쟁취해야 합니다.]

레바논 난민 캠프에서도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이 거리로 나와 미국을 성토했습니다.

[자이나 셰하데 / 팔레스타인 난민 : 팔레스타인은 자유를 얻을 것이고, 트럼프는 우리를 이길 수 없습니다. 팔레스타인은 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사태 당사자인 팔레스타인 시민들은 비교적 차분하게 소식을 접했습니다.

[아마드 후르브 / 라말라 시민 :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무척 화가 나고,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이 겪고 있는 불공정한 현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랍 곳곳에서 시위가 잇따르자 미국 국무부는 전 세계 재외 공관에 경계 태세를 발령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특히 중동과 유럽 거주 자국민에게 폭력 시위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YTN 조승희[jo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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