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슈퍼 컴퓨터' 개발한 천재의 몰락

세계 최고 '슈퍼 컴퓨터' 개발한 천재의 몰락

2017.12.06. 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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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개발해 유명세를 탄 일본의 한 벤처기업 대표가 하루아침에 쇠고랑을 차는 신세가 됐습니다.

어마어마한 정부 보조금을 부정하게 받아냈기 때문입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문화와 산업에 공헌한 공로로 일본의 한 촉망받는 벤처기업 대표가 유력 언론사로부터 상을 받고 있습니다.

슈퍼컴퓨터 개발자 49살 사이토 모토아키 대표입니다.

[사이토 모토아키 / 일본 벤처기업 대표 : 정부와 대기업에 투자를 요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벤처기업도 투자기업도 투자처로서 매력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일본 정부 기관의 자문위원이기도 한 그를 도쿄지검 특수부가 전격 체포했습니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벤처기업을 돕기 위한 정부 지원금을 부정하게 타낸 혐의 때문입니다.

개발 비용을 부풀려 우리 돈으로 약 43억 원을 불법적으로 받아낸 겁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년 동안 이 회사에만 무려 370억 원 넘게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이토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면서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가 개발한 슈퍼컴퓨터의 처리 속도는 지난달 세계 4위, 일본 1위를 기록했습니다.

또 액체로 열을 식히는 신기술이 적용된 슈퍼컴퓨터는 에너지 효율 면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그는 일본에서 의사로 일하다 미국 실리콘밸리로 건너가 벤처기업을 만들고 이후 귀국해 슈퍼컴퓨터 개발에 성공한 흔치 않은 이력도 화제가 됐습니다.

2011년 처리 속도 세계 1위를 기록했던 일본 슈퍼컴퓨터는 이후 미국, 중국에 뒤처지면서 6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이때 혜성처럼 나타난 슈퍼컴퓨터의 천재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 줄 것으로 한껏 일본 국민의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부정이 드러나면서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게 됐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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