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떠난 전우 곁을 지키려 군복 갖춰 입은 참전 용사

세상 떠난 전우 곁을 지키려 군복 갖춰 입은 참전 용사

2017.11.17. 오후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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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난 전우 곁을 지키려 군복 갖춰 입은 참전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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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세 베트남전 참전 용사가 오래된 군용 예복을 갖춰 입고 먼저 세상을 떠난 전우 곁을 지켰다.

미 해군 상사 윌리엄 H. 콕스(Sgt. William H. Cox, 83)와 하사 제임스 T. 홀링스워스(James T. Hollingsworth. 80)는 지난 1968년 베트남 전쟁에 함께 참전했다.

두 사람은 오행산에서 전투를 벌이던 중 우연히 같은 벙커 안에 들어갔다가 처음 만났다. 특히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날은 1968년에서 1969년으로 넘어가는 날이었다.

윌리엄과 제임스는 베트남 전쟁에서 끝까지 살아남으면 매년 새해가 돌아올 때마다 서로 안부를 주고받기로 약속했다.

다행히 두 사람은 함께 200차례가 넘는 전투 임무를 마치고 베트남 전쟁에서 무사히 돌아왔다. 약속대로 그날 이후 50년 동안 새해가 돌아올 때마다 서로에게 연락하며 지냈다.

세상 떠난 전우 곁을 지키려 군복 갖춰 입은 참전 용사

(▲ 지난 7월 마지막으로 만난 두 사람의 모습)

그러다 지난 7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윌리엄이 조지아주에 머무는 제임스를 만나러 갔다. 제임스의 건강이 악화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윌리엄이 50년 된 전우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러 간 것이었다.

이때 제임스는 윌리엄에게 자신의 관을 지키고 장례식을 진행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말을 들은 윌리엄은 "나에게 너무 어려운 과제를 주는구나"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지난달 20일 제임스가 세상을 떠났다. 윌리엄은 오래된 해군 예복을 꺼내 입고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오래된 전우의 부탁대로 그의 관 옆을 끝까지 지키며 애도했다.

제임스의 아들은 "윌리엄 상사는 평상시에 지팡이를 사용하지만, 장례 기간에는 지팡이에 의존하지 않고 장례식을 직접 진행했다"며 "두 분은 전우를 넘어 형제였다"며 두 사람의 각별한 전우애를 드러냈다.

세상 떠난 전우 곁을 지키려 군복 갖춰 입은 참전 용사

YTN PLUS 문지영 기자
(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Facebook 'Bill C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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