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아베 압승...여권 3분의 2 확보

[취재N팩트] 아베 압승...여권 3분의 2 확보

2017.10.23. 오후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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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가 결국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자민당과 손잡은 공명당까지 합치면 여권 단독으로 개헌안 발의도 가능하게 돼 개헌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됐는데요.

자세한 선거 결과와 승패의 원인 등을 도쿄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황보연 특파원!

일단 선거 결과부터 정리해 주시지요

[기자]
우선 집권당인 자민당이 283석, 그리고 자민당과 손잡은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29석을 차지했습니다.

두 당 의석수를 합치면 여권 총 의석은 312석이 됩니다.

전체가 465석인데 3분의 2인 310석을 이미 넘어선 것입니다.

선거 초반 주목을 받았던 희망의 당은 50석입니다.

현직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아베 총리의 국회해산 발표에 맞춰 만든 신당인데요.

여기에 당시 제1야당이었던 민진당 의원들이 상당수 합류하면서 반짝 돌풍을 일으켰는데 결과는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희망의 당 합류를 거부한 민진당 탈당파 의원들이 급조한 당이 입헌민주당인데 이번에 희망의 당보다 많은 54석을 얻었습니다.

다른 군소 정당도 있지만 , 크게 자민당과 공명당이 합친 여권과 나머지를 야권으로 본다면 여권이 312석 야권이 149석을 얻은 것입니다..

3개 자리는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는데요.

어제 태풍의 영향으로 도서 지역 투표함이 개표장까지 도착하지 못해 오늘 개표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앵커]
선거 결과로 여야 주요 정당들의 승패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봐야 되나요?

[기자]
일단 아베 총리가 진두지휘한 집권 자민당은 누가 봐도 압승입니다.

단독으로 절반을 넘은 것은 물론 단독으로 전체 상임위에서 절반을 넘는 261석도 훌쩍 넘겼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공명당까지 합치면 단독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3분의 2 의석도 넘었기 때문에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이끄는 희망의 당은 스스로 완패라고 인정했습니다.

민진당 의원들까지 합류시켜 선거전 57석이었는데 결과는 7석 줄어든 50석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이케 지사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보였던 도쿄에서도 자민당에 맥을 못 추면서 제1야당 자리도 입헌민주당에 내주게 됐습니다.

입헌민주당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선거 초반 자민당과 희망의 당에 가려 별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도 열세를 뒤집고 선거전 15석에서 54석으로 의석을 늘리며 제1야당 자리도 거머쥐었기 때문입니다.

[앵커]
크게 보면 여권의 승리, 야권의 패배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승패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 건가요?

[기자]
앞서 각 당의 입장을 설명드렸지만 크게 보면 여권의 승리 야권의 패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여권을 이끌어온 아베 총리의 승리이기도 한데요.

승리의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 등 이른바 북풍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전에서도 아베 총리는 미국과 끈끈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면서 북한에 대해 강한 제재를 해온 자신의 대북한 정책을 강조해 왔는데요.

보수 성향 언론들은 이런 성과를 일본 국민이 인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도 진보 성향 언론들은 다른 해석을 내고 있습니다.

야권 분열을 선거 결과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은 것입니다.

고이케 유리코지사가 반 아베 기치를 걸고 과거 제1야당 일부 의원들은 흡수했지만 고이케 지사의 보수색채에 반발한 일부 의원들이 새로 입헌민주당이라는 야당을 만들어 분열한 게 패착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여권 후보는 한 명인데 야권 후보가 2명 이상으로 갈라진 곳이 많아 여당이 어부지리로 큰 승리를 거뒀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여권의 승리도 승리지만 의석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요.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기자]
여권 의석 3분 2 이상 확보는 일단 거의 모든 법안을 여권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의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요.

아베 총리가 강한 의욕을 보여온 헌법 개정 즉 개헌안 발의를 여권 단독으로 할 수 있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3분의 2 확보가 안 되면 야당의 도움을 얻어야 개헌안 발의를 할 수 있는데요.

야당 대부분이 개헌에 반대하고 있어 개헌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3분의 2 확보는 아베 총리 입장에서 이런 고비 하나를 해소한 셈입니다.

물론 개헌안이 발의 됐다고 개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얻는 절차가 남아 있는데요.

이 때문에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최대한 속도감 있게 개헌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국민 여론을 꼼꼼히 파악해 나가는 식으로 그때그때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5월 자위대 존재 근거를 헌법에 명기해서 2020년부터 시행하겠다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앵커]
이번 총선에서 아베 총리와 함께 주목받았던 정치인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인데요.

선거 결과로 두 사람의 명암이 크게 갈렸지요?

[기자]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 압승으로 사학스캔들의 충격에서 벗어나 정국의 주도권을 다시 장악하게 됐습니다.

또 내년 9월 예정된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습니다.

큰 선거에서 대승을 이끈 만큼 당분간 당내에서 지도력에 문제 제기를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내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도 승리하면 관례상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게 되기 때문에 2012년 12월 이후 3차례 9년 동안 총리를 맡게 되면서 최장수 총리 기록도 갈아치우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7월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에 참패를 안겼던 고이케 지사는 이번엔 완전히 반대 입장이 됐습니다.

고이케 지사는 과거 제1야당 의원들의 희망의 당 합류 조건으로 개헌이나 안보법 찬성 등을 내걸고 강한 보수색을 드러내면서 야당 통합에 실패한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여기에 현직 도쿄도지사가 정작 도쿄 현안은 신경쓰지 않고 섣불리 중앙 정치에 나섰다 둘 다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앞으로의 정치 행보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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