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올림픽 경기장에 대장균이 '우글우글'

日 올림픽 경기장에 대장균이 '우글우글'

2017.10.15. 오전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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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철인 3종 경기가 열린 예정인 도쿄 인근 앞바다에서 국제 기준을 21배나 초과한 대장균이 검출됐습니다.

도쿄의 하수도 시스템이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관계 당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수영하고 있는 사람의 손끝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이 흐립니다.

지난해 10월 도쿄 오다이바 앞바다에서 열린 수영 경기 때 촬영한 화면입니다.

이곳에선 2020년에 도쿄 올림픽 때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노우에 요이치 / 동영상 촬영자 : 거의 앞이 안 보입니다. 내 손 정도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바다가 깨끗하지 않으니까 수영할 때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물이 탁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최근 도쿄도와 대회 조직위원회가 실시한 수질 검사 결과 국제 기준의 무려 21배나 되는 대장균이 검출됐습니다.

도심에서 가까워 찾는 사람들이 많은 곳인 만큼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도쿄 주민 : 2020년 트라이애슬론 경기도 열리고, 우리 아이가 여름에 여기서 놀 때는 입에 물이 들어가기도 하는데, 정말 겁나네요.]

전문가들은 이렇게 물이 오염된 이유를 빗물과 하수를 하나의 관으로 흘려보내는 도쿄도의 합류식 하수 시스템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가 안 오거나 적게 올 때는 빗물과 오수가 합쳐져 하수처리장으로 들어가면 문제없이 정화가 마무리됩니다.

그러나 집중 호우가 내리면 갑자기 불어난 빗물을 하수처리장이 처리할 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오수와 함께 그대로 강과 바다로 흘려보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시바야마 카즈야 / 와세다대학 교수 : 비 올 때 바다나 강 수질의 일시적 악화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고 하수도 시스템을 만들어 사용해 왔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도쿄의 강이나 부근 바다의 수질이 나빠지는 건 당연하다는 얘기입니다.

뜻밖의 복병을 만난 도쿄도와 조직위 측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근본 원인인 하수도 시스템을 전면 뜯어고칠 수도 없는 상황이이서 고심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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