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北 완전 파괴" 트럼프 초강경 발언 배경은?

[취재N팩트] "北 완전 파괴" 트럼프 초강경 발언 배경은?

2017.09.20. 오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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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 첫 기조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다며 다시 군사적인 대응 가능성을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김정은을 로켓맨으로 비유하고, 자살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비웃는 등 북한을 맹비난했습니다.

평화적인 해결을 우선하는 유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자극적인 단어로 북한 정권을 맹비난하자 이를 듣고 있던 외교관들도 당황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언론들도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전례 없는 강력한 위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뉴욕 연결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주요 발언의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김영수 특파원!

유엔 총회 첫 무대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강력한 경고장을 보냈습니다.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연설 시간이 총 42분이었는데요.

처음에는 자신이 지난해 대통령이 된 후 미국의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며 자기 자랑을 하면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11월 8일 이후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실업률도 최저에, 일자리가 돌아오고 뭐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은 미국 대통령이고 다른 나라 지도자처럼 자기 나라를 즉 미국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그러려니 했는데 한 15분쯤 흘렀을까요, 유엔의 목적에 맞게 모든 나라가 함께 불량정권의 위협을 막아내자고 하더니 북한을 맨 먼저 꺼내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정은이 형 김정남도 암살했고 오토 웜비어 미국 대학생도 결국 숨졌다며 인권 탄압 국가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인내하고 있지만, 필요하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 김정은 로켓맨이 자살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과격한 단어로 맹비난하자 듣고 있던 외교관들도 당황하기 시작했는데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당황스러운 듯 얼굴을 한 손으로 감싸는 모습이 포착되기 도 했습니다.

유엔총회장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자성남 북한 유엔 대사는 트럼프의 과격한 발언을 미리 알았는지 자리를 피했습니다.

[앵커]
40분이면 매우 긴 시간인데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다는 발언은 지난달 화염과 분노 발언보다 더 강력한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당시 북한의 괌 타격 발언 이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이 김정은과 북한 정권을 제거할 수도 있다는 위협이었다면

완전파괴 발언은 북한의 2천5백만 주민의 생명까지도 김정은과 함께 날려버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핵무기든 재래식 수단이든 간에 북한 전체를 쓸어버리겠다는 전례 없는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며 "엄청난 표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연단을 대북 선전포고에 이용했다는 외교관의 말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미 CNN방송은 김정은과 말 전쟁을 초래했던 화염과 분노 발언과 마찬가지로 도가 지나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그럼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늘 발언을 직접 들어보고 이야기 더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입니다. 로켓맨(김정은)이 자신과 그의 정권에 대해 자살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모든 나라가 힘을 합쳐 북한이 적대 행위를 중단할 때까지 김정은을 고립시켜야 합니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만약 어떤 나라들이 북한 정권과 무역을 한다면 단순히 불법행위가 아닙니다.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나라에 무기를 공급하고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자극적인 단어들인데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첫 연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을 텐데요.

다분히 의도된 것이라고 봐야겠죠?

[기자]
보통 유엔 총회 연설은 발언 시간제한으로 15분 안팎을 사용하게 됩니다. 다른 회원국 대통령이나 장관도 연설을 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42분을 사용했고 여기에 북한 비판에만 5분 넘게 사용했습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표현을 가다듬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며칠 전 트위터에서 사용했던 로켓맨이라는 단어도 다시 사용했고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 내내 프롬프터를 이용해 원고를 그대로 보고 읽었습니다.

나름대로 말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애쓰면서도 할 말은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쿠테흐스 사무총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연설을 통해 핵전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험악한 발언이 자칫 치명적인 오해로 이어질 수 있으니 말 전쟁을 더 이상 하지 말자고 제안했는데요

과격 발언으로 쿠테흐스 사무총장의 제안이 무색해진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아침에 트위터로 자신의 연설을 기대하라고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미국 정부외교안보 핵심 인사들도 그렇고요. 트럼프 대통령까지 대북 군사대응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걱정스러운데요,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앞서 쿠테흐스 사무총장도 말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말싸움이 자칫 오해로 이어지고 실제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세계 주요 전쟁도 오해에서 촉발된 경우가 많았고요

하지만 한반도에서 미국의 군사적 행동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 강조했듯이 상대에게 협상 카드를 보여주면 협상에서 질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옵션이 있다고 북한을 위협하면서 북한을 고립시켜 결국 스스로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겠다는 게 트럼프 정부의 목표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하는데요.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도 금요일 기조연설이 잡혀있는데 미국을 맹비난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용호 외무상이 우리 시각으로 내일 새벽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 JFK 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인데요.

6자회담 수석대표를 한 적이 있을 만큼 외교 베테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어도 매우 잘하고요. 작년에도 왔었는데요

리 외무상은 현지 시간으로 22일 우리 시각으로 토요일 새벽에 연설할 예정입니다.

리 외무상은 작년 기조연설에서 미국이 B-1B 전략폭격기로 북한을 위협했다며 절대로 가만있지 않을 것이고 미국은 그 대가를 상상도 할 수 없이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대북 발언의 의미와 배경, 뒷이야기 함께 들어봤습니다. 뉴욕 김영수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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