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현대자동차 중국 공장이 모두 멈춰선 까닭

[취재N팩트] 현대자동차 중국 공장이 모두 멈춰선 까닭

2017.08.30. 오전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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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이 가동을 전격 중단했습니다.

사드 여파로 판매가 부진하면서 부품 공급 업체에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자 이 업체가 납품을 거부해 벌어진 일인데요.

베이징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희천 특파원!

중국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이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는데, 몇 곳이나 생산을 중단한 건가요?

[기자]
현대자동차 중국 공장은 모두 5곳이 있습니다.

베이징에 1, 2, 3공장 등 세 곳이 있고요.

작년에 문을 연 허베이성 창저우 공장 그리고 최근 준공한 충칭 공장입니다.

이 가운데 베이징에 있는 공장 3곳과 창저우 공장 등 4곳이 지난주부터 가동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완공된 충칭 공장은 시험 가동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중국에 있는 현대차 공장이 모두 멈춰 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현대차 중국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한 협력 업체가 납품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베이징현대에 플라스틱 연료탱크를 공급하는 베이징잉루이제라는 회사인데요.

현대에 공급한 부품 대금이 4개월이나 연체되자 납품을 않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이 업체가 받지 못한 대금은 우리 돈 189억 원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자동차는 약 2만 개 정도의 부품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한 개만 공급되지 않아도 자동차를 만들 수 없습니다.

[앵커]
납품을 거부한 이 회사 말고도 사정이 어려운 현대차 협력사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기자]
일단 지금까지 부품 납품을 거부한 업체는 방금 말씀드린 베이징잉루이제 한 곳이지만 다른 협력사들도 사정이 아주 심각한 상황입니다.

중국에 현대차와 동반 진출한 한국 부품 업체가 145곳이나 되는데요.

이들 회사 대부분이 베이징현대로부터 부품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한계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버티다 못해 구조조정을 하거나 문을 닫은 협력사들이 있는가 하면,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 근근이 버티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현대차가 협력업체에 부품 대금을 못 줄 정도면 중국에서의 경영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는 건데요.

현대차의 올해 판매 실적이 어느 정도나 악화됐나요?

[기자]
현대차의 중국 판매 부진은 지난 3월 사드 배치가 본격화하면서 심각해졌습니다.

올 상반기 현대차가 중국 현지 공장에서 만들어 판매한 자동차는 모두 30만대입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보면 40%나 넘게 줄었습니다.

2분기만 따로 떼서 비교해보면 감소 폭은 무려 65%에 달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량 감소가 더 심각해졌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 중국 판매 목표를 당초 125만 대에서 80만 대로 낮췄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장 가동 중단으로 목표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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