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기념식도 따로따로...냉랭한 한중 관계

[취재N팩트] 기념식도 따로따로...냉랭한 한중 관계

2017.08.24. 오전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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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로 우리와 중국이 국교를 수립한 지 25년이 됐지만, 사드 문제로 두 나라 관계가 수교 이래 가장 냉랭한 상황입니다.

과거 양국이 공동주최했던 베이징의 수교 기념행사도 따로따로 열릴 정도인데요.

베이징 연결해 수교 25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는 어떤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희천 특파원!

어제 베이징에서 중국 측이 주최한 수교 25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는데, 좀 썰렁했다면서요?

[기자]
한중 수교 25주년을 하루 앞둔 어제 오후에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측이 주최한 기념행사가 열렸는데요.

중국 측 주빈은 현직 정부 인사가 아닌 천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었습니다.

초청된 인사도 김장수 주중대사를 비롯한 양국 관계자를 모두 합쳐 100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별다른 축하공연도 없었고요.

천 부위원장과 김 대사가 축사를 한 뒤 만찬에 들어가 1시간 반 만에 모두 끝났습니다.

별로 하고 싶지는 않은데 안 할 수도 없어서 억지로 하는 그런 인상을 풍겼습니다.

[앵커]
5년 전에 열린 수교 20주년 행사 때는 지금과 많이 달랐다면서요? 당시 시진핑 부주석도 참석했었다고 하던데요?

[기자]
과거 중국 정부는 5년 단위로 수교 기념행사를 우리 측과 공동으로 개최했습니다.

지난 2012년 열린 한중수교 20주년 행사에는 당시 부주석이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양제츠 외교부장,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서울에서 개최된 주한 중국대사관 주최 행사에는 한국 외교부 장관이 함께 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번엔 중국이 별도로 기념행사를 열었고, 주빈의 격 또한 5년 전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겁니다.

[앵커]
오늘은 주중 한국대사관이 주최하는 기념행사가 열린다면서요?

[기자]
베이징 중국대반점에서 열리는데요.

기념식뿐만 아니라 학술 심포지엄과 한중 경제인포럼, 투자 로드쇼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마련됐습니다.

기념식에 초청된 인사도 500여 명이 되는데요.

어제 열린 중국 측 행사보다 규모도 크고 내용도 훨씬 더 풍성합니다.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는 우리 측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인데요.

하지만 중국 측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중국 측 주빈 자격으로 참석하는 인물이 완강 정치협상회의 부주석 겸 과학기술부장입니다.

정치자문회의 격인 정협 부주석은 의전 서열에서는 장관급보다 한 단계 위이지만 22명이나 됩니다.

또 완강 부주석은 공학박사 출신으로 공산당원도 아니고 한반도 관련 업무에 관여한 적도 없는 인물입니다.

[앵커]
한국을 홀대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챙기지도 않는다는 뜻인 것 같네요.

한중 관계가 이렇게 냉랭하면서 중국의 한국 교민 사회도 많이 침체해 있다고요?

[기자]
베이징 동북부 지역에 우리 교민들이 밀집해 사는 지역이 있습니다.

왕징으로 불리는 곳인데요.

제가 어제 이곳을 취재하러 갔었는데,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한국 식당 중에는 장사가 잘 안 돼 문을 닫은 곳도 있었고요.

그나마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식당들도 평균 30% 이상 매출이 줄었다고 합니다.

사드 갈등 이후 불경기가 더 심화되면서 왕징을 떠나는 교민 수도 늘고 있습니다.

철수하는 중소기업이 늘고 주재원도 많이 귀국하면서 과거 품귀현상을 빚었던 아파트 임대 물건도 남아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인들이 빠진 자리를 중국인들이 빠르게 메우면서 대표적인 코리아타운이라는 왕징의 명성도 퇴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박희천 중국특파원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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