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역 흥분시킨 99년 만의 '개기일식'

美 전역 흥분시킨 99년 만의 '개기일식'

2017.08.22. 오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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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낮에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오늘 미국에서 일어나 미 전역을 흥분시켰습니다.

희대의 우주쇼를 보기 위한 사람들의 열정도 대단했다는데요, 로스앤젤레스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기봉 특파원!

오늘 일식을 '99년 만의 개기일식'이라고 하는데, 정확히 어떤 현상인지 정리를 먼저 한번 해볼까요?

[기자]
아시는 대로 지구 주위를 도는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을 가리는 현상을 일식이라고 하는데요, 일부만 가리는 것을 부분일식, 완전히 가리는 것을 개기일식이라고 합니다.

보통 개기일식은 2년에 한 번꼴로 일어나긴 하는데,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표면적이 넓은 바다에서 볼 수 있는 경우가 주로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미국 서북부 오리건 주를 시작으로 동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까지 미대륙을 관통하며 1시간 33분 동안 노출됐습니다.

개기일식이 이렇게 미국 전역에 걸쳐 일어난 건 지난 1918년 6월 이후 9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앵커]
개기일식, 말은 많이 들었습니다만, 저도 제대로 체험한 기억이 거의 없는데요. 달이 태양을 가릴 때 밤처럼 완전히 어두워지던가요?

[기자]
저 역시 개기일식을 직접 본 기억이 없는데요, 완전한 일식이 이뤄지면 실제로 밤처럼 어두워집니다.

그러니까 관측하는 위치에 따라 달이 해를 가리는 비율이 달라지는데, 말씀드린 대로 미 서북부 오리건주에서 동남쪽 사우스캐롤라이나 방향, 그 선상에서는 일시적으로 완벽한 암흑이 발생했습니다.

각 지점의 사람들은 2분 40초 정도 갑자기 밤이 되는 현상을 체험했는데요, 어둠 속에서 감탄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잠깐 보시죠!

[앵커]
오리건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연결되는 동선, 그러니까 개기일식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주요 포인트에는 인파가 대단했다면서요?

[기자]
오리건 주의 마드라스라는 작은 마을은 상주인구가 6천 명이지만, 며칠 전부터 10만여 명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이 사람들을 수용할 숙소도 없다 보니, 온 도시에 거대한 텐트촌이 만들어졌습니다.

여기뿐 아니라 주요 관측지는 모두 비슷한 현상을 보였는데요, 이들 장소로 향하는 도로 역시 지난 주말부터 대혼잡을 빚었습니다.

어떤 남성은 이번 일식을 보기 위해 무려 7년을 준비해, RV차량 1대와 일반 차량 2대로 가족 모두가 이동하기도 했습니다.

필수장비인 일식 관측용 선글라스는 원래 하나에 1달러짜리이지만 막판에 수요가 몰리면서 백 달러 넘게 거래가 되기도 했는데, 이나마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부룩 텔빗 / 캘리포니아 주 : 진짜 기대되는 데요. 엄마가 아직 일식용 선글라스를 사느라 줄을 서 있는 상황이어서 아마 일식 앞부분은 못 볼 것 같아요. 천천히 진행됐으면 좋겠어요.]

색다른 체험도 있었는데요, 알래스카 항공사는 오리건 주를 이륙해 2시간 동안 일식 궤도를 따라가는 이른바 '일식 추적 특별기'를 띄워 만천 미터 상공을 날며 개기일식을 즐기는 호사를 누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앵커]
개기일식, 자연이 만들어주는 멋진 우주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언제 한번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말씀드렸듯이 일식이라는 게 달과 지구가 궤도를 돌면서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국토 면적이 좁은 우리나라는 그만큼 관측의 기회가 적은 상황입니다.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개기일식은 앞으로 18년 뒤인 2035년 9월 2일에 일어나는데요, 주로 북한 지역에서 잘 보이고, 남한에서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해와 달의 합작 우주쇼, 개기일식 소식을 김기봉[kgb@ytn.co.kr]특파원과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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