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카드 누설' 美 백악관 실세 배넌 경질

'대북 카드 누설' 美 백악관 실세 배넌 경질

2017.08.19. 오전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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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핵을 동결하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은 명백히 없을 것'이라고 말했던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경질됐습니다.

미국의 대북 협상 카드를 누설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개전 30분 만에 서울시민 천만 명이 죽는데 어떻게 전쟁을 하겠느냐'며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을 전면 부인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

'주한미군 철수론'과 함께 발언의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 만에 경질됐습니다.

배넌의 경질설은 그 전부터 있었습니다.

대통령의 정책을 사실상 좌우한다는 비판 속에서 트럼프의 사위 쿠슈너와의 관계 악화로 입지가 약해졌는데, 최근 샬러츠빌 사태로 사퇴 압력에 봉착했습니다.

대통령에게 백인우월주의자를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조언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CNN 방송 장면 (배넌 발언 전달) : 민주당이 인종과 정체성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는 경제 민족주의로 나서서 민주당을 짓뭉갤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비호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배넌은 대선 캠프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그는 좋은 사람이며 인종주의자가 아닙니다. 훌륭한 사람입니다.]

가벼운 발언으로 미국의 대북 협상력을 잃게 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결국 경질을 앞당기게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극우 성향으로 트럼프 대선 캠프 CEO를 맡았고, 당선 이후엔 '진짜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실세 중의 실세였던 배넌.

[스티브 배넌 / 대선 캠프 CEO 당시 : 트럼프 후보의 비전은 그가 유세를 하면서 엄청나게 많이 선포했던 공약에 다 들어있습니다. 나와 많은 사람들은 브라이언(19세기 말 정치인) 이후 최고의 대중 연설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역시 7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떠남으로써, 대통령의 가족 외에는 백악관에 남을 사람이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습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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