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트럼프 "전쟁 불사" vs 틸러슨 "대화"

[취재N팩트] 트럼프 "전쟁 불사" vs 틸러슨 "대화"

2017.08.02. 오후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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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 북한 정권교체와 선제타격론 등 강경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계속 핵 미사일을 개발하면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미국도 강온양면 전략을 구사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희준 특파원!

오늘 국무부 브리핑에서 렉스 틸러슨 장관이 나와 전격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가 없다, 어느 시점에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는데요, 발언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오늘 미 국무부 브리핑 시간에 대변인에 앞서 틸러슨 장관이 전격 연단에 섰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개월 간 미국 우선주의에 기초해 국정을 운영해왔다면서, 현재 최대 안보 위협은 북한이라고 운을 뗐습니다.

이내 북한에 대한 유화적인 발언을 이어갔는데요, 미국은 북한의 적이 아니다. 어느 시점에는 북한과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도, 붕괴도 원치 않는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북 군사적 조치 가능성도 일축했는데요, 틸러슨 장관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렉스 틸러슨 / 미 국무장관 : 우리는 당신(북한)의 적이 아닙니다. 그러나 당신은 수용할 수 없는 위협을 하고 있고 우리는 대응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어느 시점에서 북한이 그것을 이해하기를 바라고 북한과 앉아서 대화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북한 정권 교체와 붕괴, 한반도 통일 가속화를 추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38선 이북에 우리의 군대를 보내기 위한 구실도 찾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지속한다면 북한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며 여전히 비핵화가 대화의 전제 조건임을 재확인했습니다.

[앵커]
그동안 미국 조야에서 북한 정권교체 등 초강경 요구가 이어진 가운데 틸러슨 장관의 대화 발언은 좀 의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기자]
지난달 28일 북한의 ICBM 2차 시험발사 이후 미국 조야 일부에서는 김정은 정권 교체와 선제 군사적 행동 등 급진적 제안들이 이어졌죠.

또 미군 당국은 한미 양국 군 수뇌부가 대북 군사적 대응 옵션을 논의했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북한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이런 초강경 기조가 북핵 문제 해결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는데요, 틸러슨 장관의 오늘 발언은 대북 군사적 대응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고 최고의 압박과 관여라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의 균형을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와 함께 그동안 대북 강경 기조와 대 중국 압박은 오히려 중국의 반발을 불러 북핵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한 측면이 있는데요, 북한에 평화적, 외교적 대화의 문을 열어둠으로써 역설적으로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하도록 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반면, 미국 중진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고요.

[기자]
대북 강경파이자 공화당 중진 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전언입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미 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ICBM으로 미국을 계속 위협하면 전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ICBM으로 미국을 타격하려 한다면 미사일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북한과 전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려면 중국이 나서야 한다면서 중국은 군사적, 외교적으로 북한을 제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진 데 대해 백악관은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오늘 백악관 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그레이엄 의원의 발언을 인용하며 트럼프 정부가 대북 군사적 대응을 지지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그렇다, 아니다 확실한 답변 대신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프로그램의 중단 필요성에 대해 분명히 밝혀왔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중단에 트럼프 정부가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고 밝힌 건데요, 이는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언뜻 듣기엔, 틸러슨 장관의 대북 대화 발언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발언은 상충하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상충한다고 하기보다 '최고의 압박과 관여'라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가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보는 게 맞겠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경제적 제재와 외교적 압박 또 군사적 대응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전방위 대북, 대중 압박을 가해왔습니다.

오늘 강온 양면 메시지가 동시에 나온 것은 그만큼 북핵 문제를 풀 수단이 많지 않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6개월 간 북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외교 과제의 하나로 내세워왔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북한은 고도화된 핵미사일 능력만 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해왔지만 중국도 미국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대북 강경 기조 속에 국무부가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북 강경 조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새로운 대북.러시아 제재법에 서명할 예정이구요, 중국 기업 제재 등 대중 강경 조치도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김희준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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