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트레일러에 갇혀...불법 이민자 10명 사망

'찜통' 트레일러에 갇혀...불법 이민자 10명 사망

2017.07.24. 오전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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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텍사스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트레일러에서 시신과 부상자가 무더기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불법 이민자 인신매매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데, 불볕더위 속에 수십 명을 태운 이 트레일러는 냉방도 되지 않고 물도 없는, 그야말로 '찜통'이었습니다.

김종욱 기자입니다.

[기자]
깊은 밤 고속도로변 월마트 주차장에 세워진 트레일러에서 뛰쳐나온 사람이 종업원에게 물을 달라고 부탁합니다.

수상히 여긴 종업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트레일러 문을 열자 끔찍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윌리엄 맥매너스 / 샌안토니오 경찰국장 : 시신 8구가 발견됐습니다. 청소년과 20대, 30대로 보였습니다.]

시신과 함께 부상자 30명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일부는 결국 숨졌습니다.

희생자들은 질식과 뇌 손상 등으로 숨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지역 오후 기온은 38℃, 밤에도 32℃ 웃돌아, 금속으로 된 트레일러 내부는 무려 78℃까지 치솟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냉방 장치는 고장 나고 물도 없었습니다.

[찰스 후드 / 샌안토니오 소방국장 : 세미 트럭에 있던 부상자들을 밖으로 빼냈습니다. 에어컨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생존자 일부는 다른 차로 옮겨 탄 사실이 CCTV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돈을 받고 불법 이민자들을 입국시키는 조직이 관련된 것으로 보고, 운전자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건 현장은 멕시코 국경에서 차로 2시간 반 거리로, 걸어서 국경을 넘어온 이들이 트레일러에 태워져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윌리엄 맥매너스 / 샌안토니오 경찰국장 : 이 밤 우리는 인신매매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2003년에는 텍사스 남부에서 멕시코 출신 밀입국자 19명이 우유 수송 트레일러에 갇혀 질식사하기도 했습니다.

YTN 김종욱[jw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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