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핀 10만 그루 무궁화, 고국의 관심을 기다립니다

일본에 핀 10만 그루 무궁화, 고국의 관심을 기다립니다

2017.07.22. 오전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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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나라꽃 무궁화가 피기 시작하는 계절인데요.

세계 최대의 무궁화 공원이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 있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신가요.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데요.

도쿄 황보연 특파원이 직접 찾았습니다.

[기자]
하얀 바탕 한가운데에 붉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 화사하게 피어난 무궁화.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며 50여 종류가 산비탈을 가득 메웠습니다.

무려 33만 제곱미터, 축구장 40여 개 크기에 10만 그루의 무궁화가 빽빽하게 자리 잡은 이곳은 일본 사이타마 현에 있습니다.

무궁화 공원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

흔치 않은 꽃 구경에 나선 일본 사람들도 한여름을 장식하는 무궁화에 반했습니다.

[오카다 가스히사 / 부근 주민 : 더운데도 청초하게 피어 있는 게 참 마음에 듭니다.]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린 무궁화는 매일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두 달 넘게 관람객들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곳 일본 사이타마 현에 이런 무궁화 공원이 만들어진 데는 고향을 그리던 한 재일동포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건설업으로 일본에서 부를 일군 고 윤병도 선생이 6년 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30년 동안 고국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 공원을 일궈온 것입니다.

[하세가와 노부에 / 고 윤병도 선생 딸 : (아버지가) 무궁화 가지를 잘라서 꺾꽂이 방식으로 열심히 이 공원을 만드셨습니다. 꽃이 많이 피도록 번식시킨 것입니다.]

하지만 이 넓은 공원을 개인이 제대로 관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

그래서 인근 지자체에 기증하려 했지만 감당이 안 된다는 이유로 거부당했습니다.

다행히 3년 전부터 우리나라 산림조합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준 게 그나마 힘이 되고 있습니다.

[이석형 / 산림조합 중앙회장 : 무궁화동산을 함께 가꾸고 한국의 정취를 느끼게끔 정자랑 솟대를 세워드리고 있습니다.]

일본을 물들이며 소중하게 피어난 무궁화.

더 많은 고국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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