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혼란 ·논란·갈등... 돌아본 트럼프 정부 6개월

[취재N팩트] 혼란 ·논란·갈등... 돌아본 트럼프 정부 6개월

2017.07.21. 오후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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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시각으로 7월 20일인 오늘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딱 6개월이 되는 날인데요, 그동안 그를 둘러싸고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죠.

백악관은 대통령의 치적을 강조한 자료를 뿌렸지만, 실제로 칭찬을 받을 성적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큽니다.

미국 특파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김기봉 특파원!

백악관이 오늘 내놓은 트럼프 대통령 관련 자료 내용부터 한번 소개를 해주시죠.

[기자]
백악관이 뿌린 자료는 '트럼프 대통령 6개월의 '미국 우선주의'라는 제목입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8가지 항목의 성과를 열거한 자료인데요, 공정한 무역 질서 확립과 일자리 창출, 규제 철폐 등을 꼽고 있습니다.

특히 무역 구조를 바로 잡았다는데 많은 무게를 뒀는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와 북미자유무역 협정 재협상, 그리고 최근에 일방적으로 주장한 한미FTA 재협상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또 외국으로 떠나려는 기업을 붙잡아 일자리 86만여 개가 늘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앵커]
백악관 설명대로라면 참 훌륭한 정부인데, 이런 주장에 동의하는 분위기입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인 중산층 백인 노동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대선 당시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 가운데 현재 지지를 철회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을 착실히 이행한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그의 성적표는 초라합니다.

30%대에 머무는 지지율이 그것을 말해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취임 초기 지지율로는 역대 미국 대통령 최저 수준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으로 인해 이런 평가를 받습니까?

[기자]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과격하고 일방적인 정책으로, 많은 혼란을 초래하고 적을 만들어 결국, 안보나 실익을 침해한다는 판단이 큰 것 같습니다.

취임 직후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에 대해 무조건적인 입국금지 명령을 전격 단행함으로써 비행기를 타고 오던 도중 불법 신분으로 바뀌어 공항에 억류되거나 추방되는 대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이후 일개 연방지법에 의해 행정명령이 중단되는 수모를 겪고도, 무늬만 바꾼 새 행정명령을 또 냈다가 이 또한 저지됨으로써 스스로 정부의 권위를 추락시키기도 했습니다.

반이민 정책은 최근 대법원에서 일부 효력을 얻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나라 안팎으로 많은 적대감을 유발했고,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줬으며 아울러 국력을 낭비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미국 저소득층의 건강보험인 '오바마 케어'를 무리하게 폐지하려는 것도 과실로 꼽히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새 법안 마련에 착수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하지만 저소득층을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시키는 오바마케어 대신, 알아서 하라는 식의 대체 법안은 의회에서 진통을 겪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1호 법안이기도 한 트럼프케어는 하원 표결을 앞두고 도저히 승산이 없어 표결 직전 상정을 철회하는 등의 진통을 겪은 끝에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공화당이 과반 의석임에도 불구하고 상원의 문턱을 결국 넘지 못하고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이 또한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많은 갈등과 불안, 에너지 낭비만 초래한 과오로 꼽힙니다.

[앵커]
그런데 대통령 당선 자체의 정통성을 위협하는 '러시아 스캔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 또한 문제입니다.

지난 미 대선에서 러시아가 트럼프 후보를 돕기 위해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를 해킹해 힐러리 후보의 이메일 내역을 빼내고 이를 위키리크스에 공개했다는 의혹의 러시아 스캔들.

물론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행적은 아니기 때문에 6개월 성적표는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국민을 혼란스럽고 힘 빠지게 하는 요인인 것은 분명합니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의 해고와 이를 둘러싼 진실게임, 급기야 특검까지 꾸려졌는데, 더욱이 최근엔 트럼프의 장남이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온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말씀하셨는데, 그러고 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자녀를 무리하게 정치에 끌어들이는 것도 낮은 지지율에 한몫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분명히 그런 면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딸 이방카와 사위 쿠슈너를 권력의 핵심에 끌어들였습니다.

아무런 정치적 경험도, 현안과 관련도 없는 두 사람을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는 물론 공식적인 정상 회담에도 스스럼없이 대동했습니다.

도대체 이방카를 무슨 자격으로 국정의 핵심 정보에 접근하게 하느냐는 비난이 쏟아지자 백악관 고문이라는 자리까지 만들어 주며 더 심하게 정치의 중심으로 불러들였습니다.

딸과 사위는 거의 트럼프와 맞먹는 의전을 누리며 대내외 공식 행사와 의사 결정에 관여했습니다.

최근엔 G20 정상회담 공식 석상에서 딸 이방카가 시진핑 중국 주석과 메이 영국 총리 사이 트럼프 대통령의 자리에 앉았다가 세계적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앵커]
자식들을 너무 높이 평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도 그렇지만, 나랏일과 본인 개인 사업의 구분이 모호한 것도 적잖은 문제가 된 것 같은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남부 백악관, 겨울 백악관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사실상 자신의 리조트인 플로리다의 마라라고 리조트를 자주 드나들었습니다.

아베 총리, 시진핑 주석 등 정상들과의 회동도 이곳에서 진행했습니다.

마라라고는 이 덕분에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뿐만 아니라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회원 가입비를 지난해보다 2배로 올렸습니다.

반면 마라라고가 있는 플로리다 주 팜비치는 대통령이 올 때마다 엄청나게 투여되는 경비 인력과 비용 때문에 울분을 터뜨리는 실정입니다.

[앵커]
듣고 보니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6개월 동안 논란과 잡음이 끊이질 않은 것 같은데요, 사실과 다른 거짓말을 많이 한다는 지적도 있었죠?

[기자]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6개월 동안 한 말에 대한 사실 확인, 이른바 '팩트 체크'를 한 결과를 기사로 실었습니다.

트럼프는 6개월 동안 무려 836번의 거짓말이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말실수를 했다는 것입니다.

계산을 해보면 하루 5번 가까이 거짓말이나 말실수를 했다는 건데, 이렇게 많은 수치가 나오는 이유를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습니다.

다른 정치인들은 거짓말로 지적되면 철회하거나 사과를 하는데, 트럼프는 더 큰 소리로 반복, 강조하는 특징이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거짓말을 한 건가요?

[기자]
워싱턴 포스트의 통계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은 주로 전 정권의 잘못을 왜곡, 확대하거나 반대로 자신의 치적은 날조, 과장하는 형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오바마케어에 대해 "죽어가고 있고, 사실상 죽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44차례나 했지만, 중립적인 미 의회예산국의 분석에 따르면 오바마케어는 내부적으로 붕괴하고 있지도 않으며 당분간 그럴 기미도 없다는 평가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전 정권에서 이미 다 결정돼있던 사안을 자신이 이뤄냈다며 거짓으로 자랑하는 경우인데요,

록히드마틴의 차세대 전투기 F-35 가격을 본인이 낮췄다고 20차례 정도 강조했지만, 실제로 가격 인하 조치는 본인이 당선도 하기 전에 이미 정해진 것입니다.

또한 며칠 전에는 자신이 시진핑 주석에게 미국 쇠고기를 중국에 팔고 싶다고 말해 이뤄졌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오바마 정부 때인 지난해 9월 확정된 사안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피노키오'라는 호칭을 무려 152번이나 받았다며, 피노키오라는 말이 듣기 싫으면 진실만을 말하라고 워싱턴포스트는 꼬집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LA 김기봉 특파원과 함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6개월을 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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